3차원 구조 비파괴 및 바이오 측정, 가스 조성 분석 등에 활용
표준연, '적외선 영역 변화 가시광서 측정' 양자 센서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광학그룹이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해 적외선 영역의 변화를 가시광에서 측정할 수 있는 신개념 비검출광자(undetected photon)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빛의 최소단위인 광자 입자 둘 이상이 양자 얽힘 현상으로 연결되면 거리와 관계없이 서로 연관된 양자 상태를 갖는다.

비검출광자 양자 센서는 이 양자 얽힘 현상을 만드는 두 개의 광원을 이용하는 원격 측정 센서다.

비검출광자는 측정 대상에 도달했다가 돌아오는 광자다.

비검출광자 양자 센서는 이 광자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양자 얽힘으로 이와 한 쌍으로 얽힌 다른 광자를 측정, 정보를 파악한다.

비검출광자를 이용한 양자 센서는 세계적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비검출광자 양자 센서의 차별점은 광 측정장치 핵심 요소인 광검출기(photodetector)와 여러 개의 경로로 갈라진 빛을 합치면서 신호를 얻는 장치인 또 다른 기본 요소 '간섭계'다.

광검출기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출력하는 장치다.

기존 고성능 광검출기들은 대체로 가시광 영역에 국한됐다.

적외선 영역의 파장은 다양한 분야 측정에 유용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검출기가 없거나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

양자광학그룹은 가시광 검출기를 이용해 적외선 대역에서 빛의 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고비용·고전력 소모 장비 없이도 효율적인 측정이 가능하게 했다.

3차원 구조물의 비파괴 측정, 바이오 측정, 가스 조성 분석 등에 폭넓게 쓰일 수 있다.

양자광학그룹은 양자 센서의 핵심 성능지표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제시하고 측정 대상에 따라 빛의 경로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복합 간섭계를 이용해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진은 적외선 대역의 빛을 3차원 구조의 측정 샘플에 반사한 후 양자 얽힘으로 연결된 가시광 대역의 광자를 측정해 샘플의 깊이와 너비를 포함한 이미지를 얻어냈다.

박희수 KRISS 양자광학그룹장은 "이번 성과는 양자광학 원리를 이용해 기존 광학 센서의 측정 한계를 돌파한 사례"라며 "센서의 측정시간을 단축하고 분해능을 높여 실용화 후속 연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퀀텀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 이달 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