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포스터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포스터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리즈를 연출한 안상휘 PD와 제작팀이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안 PD와 'SNL코리아' 제작진은 25일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으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안 PD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하게 됐다"며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이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 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며 "저와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 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안 PD는 CJ ENM의 tvN 예능국 총괄 CP(책임프로듀서)로 'SNL 코리아'를 처음 기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2020년 tvN을 퇴사한 후, 에이스토리로 이적했고, 지난달 쿠팡의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앞서 신동엽을 1호 연예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에이스토리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빅마우스' 등을 제작했다. 쿠팡플레이와 협업해 'SNL코리아' 등을 선보여 왔다.

안 PD가 소속된 씨피엔터테인먼트 측은 "전속계약 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이적했고, 'SNL코리아' 제작 권한 역시 쿠팡플레이에 있음에도 에이스토리가 무리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에이스토리 측은 "'SNL코리아'를 사실상 강탈당했다"며 반박했다.

에이스토리 측은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안 씨를 상대로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며 "쿠팡이 씨피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9월 4일 안 본부장이 사직을 통보했고, 제작2본부 소속 'SNL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PD와 쿠팡의 자회사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스토리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는" 안 씨는 신의성실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안씨는 에이스토리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상법 제401조의 2에 따른 업무 집행 지시자의 책임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에이스토리는 소송과 별개로 "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이자 국내 2위 OTT 사업자인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관계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며 "한국에 건전한 콘텐츠 제작환경이 정착돼야 어렵게 쌓아 올린 K 콘텐츠의 위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