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우려에도 기준금리 5개월 연속 동결…지준율은 4개월여만에 인하
인민은행장 "신용 규모·통화량, 경제성장·물가 예상 목표에 맞출 것"
中 "2월 5일 지준율 0.5%포인트↓…장기유동성 188조원 공급"
중국 금융당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해 오는 2월 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p) 인하할 방침이다.

24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 5일부터 예금 지준율을 0.5%p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8조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민은행은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p씩 인하한 바 있다.

4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지는 이번 조정은 지준율 인하 폭을 종전보다 한층 키웠다.

지준율이 내려가면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난 뒤로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물가까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으로 동결하면서 금리 조정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대신 중국 금융당국은 작년부터 지준율과 중기 정책금리 조정 등 정책 도구를 활용해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판 행장은 이날 "2024년엔 총량 측면에서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운용해 합리적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사회융자(은행 대출 외에도 채권 발행 등 여신을 모두 더한 유동성 개념) 규모와 통화 공급량을 경제 성장 및 물가 수준 예상 목표와 맞출 것"이라며 "속도 면에서는 신규 대출의 균형 있는 투입으로 신용 증가의 안정성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