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우크라 무기지원' EU 전용기금 조성도 반대
유럽연합(EU)이 기금 조성 방식으로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방안에 대해 헝가리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취재진을 만나 "EU의 군사 지원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씨야르토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과정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EU 집행위원회의 제안에 따르면 헝가리는 1년 이내에 6천만 유로(876억여원)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의) 다른 나라들이 무기 지원을 결정해도 헝가리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자체 결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도 막을 수 없으며 막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EU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용 기금을 만든 뒤 회원국들이 군수 물자를 공동 조달해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성될 기금 규모는 220억 달러(29조3천억여원) 수준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EU는 특별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주로, EU 회원국들이 자국의 무기 재고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뒤 EPF에서 보전받는 방식이다.

새로 추진 중인 전용기금은 각국의 재고분 제공 방식보다는 공동조달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물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뒀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27개 중 드물게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자국 원자력발전 단지에 러시아산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는 EU가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제동을 걸었고, 2027년까지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약 71조원)를 EU 예산에서 지원하는 방안에도 반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