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패닉'…손실률 60% '육박'
홍콩H지수가 연일 하락하면서, 최근 만기 도래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률이 60%에 육박했다.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9일까지 2천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8일 첫 원금 손실이 확정된 이후 11일 만에 손실액이 2천억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 약 4천353억원 중 2천57억원만 상환됐으며, 전체 손실률은 52.8%(손실액 2천296억원)로 집계됐다.

일부 상품에서는 지난 17일 56.1% 손실률도 확인되는 등 손실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데,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가격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다. 지난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선 뒤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졌으며 현재 5,100대까지 내렸다.

손실 규모는 앞으로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천억원으로, 이 중 15조9천억원을 은행에서 판매했다.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천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는데, 올해 상반기(1분기 3조9천억원·2분기 6조3천억원)에 만기가 집중돼있다. 손실률이 60% 수준까지 오를 경우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원금 손실 규모는 상반기에만 6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