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ETF에도 못 미쳐 vs 작년 출시된 500개 ETF 거래액 넘어
"사흘간 1조2천억 순유입"…비트코인 현물ETF 성공 여부 '이견'
시장의 주목을 끌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해당 ETF의 단기적 성공 여부에 대해 견해가 갈리고 있다.

해당 ETF들에 상장 후 3거래일 동안 1조2천억원가량이 순유입된 가운데, 수수료 등에 따라 ETF 간에도 자금 유출입이 일어나는 등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 자료를 인용해 첫 3거래일 동안 해당 ETF 자금 순입액이 8억7천100만 달러(약 1조1천681억원)라고 추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7억2천300만 달러)을 비롯해 피델리티(5억4천500만 달러) 등의 상품에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기존 280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 펀드를 현물 ETF로 전환한 그레이스케일에서는 11억8천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그레이스케일 펀드에서 돈을 빼내 운용 수수료가 저렴한 다른 ETF들로 갈아 타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자금 유치를 위해 한시적으로 수수료 0% 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케일에서의 순 유출을 제외하면 신규 ETF 10개의 자금 유입액은 20억 달러 이상이었다.

한편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6일 장 마감 기준 3거래일간 해당 ETF들에 약 2만1천개의 비트코인이 순유입됐으며, 비트코인 시세 4만2천600달러 적용 시 8억9천4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 가격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70% 넘게 올랐지만, 정작 ETF 출시 승인 이후에는 가격이 6%가량 하락한 상태다.

파생상품업체 마렉스솔루션의 일란 솔롯은 "이번 ETF 출시는 절대 대성공이 아니다"면서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보면 높은 기대감에 비해 지금까지는 감동이 없는 출시"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ETF 자금유입액 합계가 2021년 10월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즈가 출시했던 비트코인 선물 ETF가 첫 2거래일간 모았던 10억 달러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코인셰어즈의 제임스 버터필은 "기존 폐쇄형 펀드로 운용되던 그레이스케일 상품이 유동성 있는 ETF가 된 만큼, 그레이스케일 상품에서 매도 압력이 있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시장 관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ETF의 역할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가장 흥분되는 것은 장기적 전망이다.

완전 새로운 시장에 대해 접근권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에릭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첫 3거래일 동안 거래액이 100억 달러"라면서 지난해 출시된 500개 ETF의 1년간 거래액 4억5천달러보다 많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시장에서 결정될 것이며 향후 비트코인 가격 추세가 말해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사 간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돈 나무 언니' 알려진 캐시 우드가 설립한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자신들이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 매입에 나섰다.

'아크 넥스트제너레이션 인터넷 ETF'(ARKW)는 전날 비트코인 선물 관련 ETF 보유분 1천600만 달러어치를 팔았으며 자산 현물 ETF를 매입할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레이스케일의 마이클 소넨샤인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운용 수수료가 높은 데 대해 자금 운용 규모와 유동성, 운용 실적 등에 의해 정당화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밖에 반에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현물 ETF로 옮겨감에 따라 이달 말 비트코인 선물 ETF를 청산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