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으로 이동 중 총격에 사망…갱단과의 전쟁에도 최악 치안 상황
비상선포에도 무법천지…'방송국 난입' 수사 에콰도르 검사 피살
갱단의 동시다발 폭력으로 신음하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괴한들의 방송국 난입 사건을 수사하던 현직 검사가 대낮에 피살됐다.

17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TV 에쿠아비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조금 넘은 시간에 이 나라 인구 최대밀집 도시인 과야킬에서 세사르 수아레스 검사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

수아레스 검사는 현장에서 숨졌다.

차량에는 20개 이상의 총격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 검찰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조직범죄수사부 소속 수아레스 검사의 살인 사건에 대해 직권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에콰도르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서 발생한 무장 괴한 침입 사건을 맡아 수사하고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당시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10여명은 뉴스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뛰어 들어가 방송 진행자와 스태프 등에게 총구를 겨누거나 카메라에 수류탄을 내보였고, 이런 장면은 현지에서 그대로 중계됐다.

군과 경찰은 이후 진압 작전을 통해 관련자 13명을 체포했다.

수아레스 검사는 관련 사건 수사를 하면서 과야킬에서 주로 활동하는 테러단체(갱단) 8곳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전했다.

디아나 살라자르 검찰총장은 별도의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다소 격앙된 어조로 "범죄자들을 반드시 찾아내 엄벌하겠다"며 "폭력배들과 테러리스트들이 국가를 위한 우리의 헌신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 7일 악명 높은 갱단 두목 탈옥 이후 경찰관 피랍, 대법원장 자택 주변 폭발물 테러, 차량 방화 등 전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며칠간 이어진 바 있다.

치안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주요 갱단 22곳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갱단원 체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