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국가 해법·즉각적인 인도적 휴전 촉구…재생에너지 즉시 전환 주문도
유엔 사무총장 "가자지구서 국제법 무너져…기후는 붕괴시작"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각국의 리더가 모인 자리에서 국제법이 통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참상과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위기 문제를 질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전쟁 당사자들이 국제법을 무너뜨리고 제네바 협약을 짓밟고 유엔 헌장까지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이 살해되고 불구가 됐으며 폭격을 당하고 집에서 쫓겨났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자지구에서 거부되는 상황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세우는 '두 국가 해법'에 기초해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지길 바라며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각국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맞서 함께 행동할 힘이 없는 것 같다"며 "'기후 붕괴'는 시작됐고 각국은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번 위기는 세계가 직면한 역설의 직접적 결과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는 필수적이고 불가피하며 재생에너지로의 공정한 전환을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사람처럼 묻고 답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칫 세계의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가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정보는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키운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함께 이 문제를 국제사회가 진지하게 논의 중이지만 아직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