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17일 2% 넘게 하락했다. 지수는 이날을 포함해 올 들어 12거래일 중 10거래일을 하락했다. 기관 수급 약화와 이익 모멘텀 약화, 국내 대북 리스크 등 겹악재가 증시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리스크 등 국내 요인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는 등 대외 리스크도 증시에 부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대중국 제재를 강하게 할 가능성이 큰데,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그 긴장감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단 분석도 나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61.69포인트(2.47%) 내린 2435.9에 장을 종료했다. 전장보다 3.64포인트(0.15%) 오른 2501.23에 개장한 지수는 장중 꾸준히 낙폭을 확대했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세가 강했다. 개인 홀로 8461억원어치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906억원, 16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고 기관의 경우 올 들어서만 6조700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서 국내 증시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관이 올해 들어 약 7조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기관의 수급이 약화한 점, 삼성전자 4분기·연간 잠정실적 발표 이후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이 약해져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국내외 안팎의 지정학적인 불안도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작년 10월 초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그 대리전도 격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세계 주요 무역항로인 홍해-수에즈 운하의 길목인 밥엘-만데브 해협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반 이스라엘 상선과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주적으로 헌법에 병기하는 등 국내 대북 리스크가 불거진 점도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우려 요소다. 미중 갈등의 심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일 51%로 1위를 차지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동시 상승했던 시기에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대통령이 바뀌었던 사례가 있다"며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21.78포인트(2.55%) 밀린 833.05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36억원, 142억원어치 사들였고 외국인이 177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4원 오른 1344.2원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에서 두드러진 테마는 해운주다. 홍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 해운주들이 수혜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해운이 18% 가까이 급등했고 흥아해운STX그린로지스가 5%대 상승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