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전격 통합합니다. 대주주 지분 맞교환 방식인데요.

OCI홀딩스가 통합법인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각 회사의 오너 일가가 그동안 해오던 사업부문을 맡아 경영하기로 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두 회사가 각각 어떤 회사인지 먼저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먼저 OCI는 태양광 신재생에너지로 유명한 기업이죠.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회사고요. 원래는 석유화학 기업입니다.

OCI는 변비약 아락실, 시린메드 치약 등을 만드는 부광약품의 최대주주기도 합니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 기술수출 기록을 갖고 있는 회사고요. 조 단위 기술수출을 많이 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맺은 주식 양수도 계약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OCI홀딩스가 통합법인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한미사이언스가 제약 바이오부문의 중간지주사를 맡는 구조입니다.

경영은 각 회사의 오너 일가가 그동안 해오던 사업부문을 맡는 방식이고요.

계약 내용은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취득합니다.

한미사이언스 구주와 현물출자로 18.6%, 신주발행으로 8.4%를 확보하고요. 총 규모는 7700억 원입니다. 구주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지분입니다.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전량 매각한 돈으로 OCI홀딩스 지분 10.4%를 확보했습니다. OCI홀딩스의 개인 최대주주가 됩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지분율은 현재 6.6%입니다. 삼촌 2명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30% 가량 됩니다.

<앵커>

이번 통합은 왜 하는 건가요. 둘에게 어떤 이득이 있죠.

<기자>

급한 건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입니다.

한미약품 오너일가는 지난 2020년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로 5400억원 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배우자 송영숙 회장과 슬하 2남 1녀가 대상이고요.

내야할 세금이 아직 2000억원 가량 남아있습니다.

송 회장은 이번에 OCI에 지분을 팔아넘긴 돈 대부분을 상속세를 내는 데 쓸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약개발 투자를 강화하는 겁니다. 한미약품은 매년 1500억원 안팎을 신약개발에 투자하는데요. 이번에 OCI홀딩스 대상 신주발행으로 2300억원 가량 확보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OCI는 지난해 3분기 말 1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고요. 466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OCI홀딩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이사회 직후 인터뷰에서 “현재 OCI의 주력인 화학·소재산업은 성장성이 낮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약품그룹과 통합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앵커>

석유화학 기업과 제약바이오 기업 사이에 시너지가 나올까요. 이런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OCI가 과거 부광약품을 인수했기 때문에 이번이 첫 사례는 아닙니다.

다만 드물 수밖에 없는 게 제약회사는 가업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분을 잘 팔지 않습니다.

시너지에 대해서는 이우현 회장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싶은데요.

이 회장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이 원래 석유화학업체였다. 또 다른 화학업체인 아벤티스와 론풀랑크는 M&A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됐다. 글로벌 경쟁 상황과 시대 변화에 따라 변신한 겁니다. 그 길을 OCI도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사업 구조의 중심을 제약 바이오 쪽으로 옮기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고요. 이와 관련한 추가 M&A 가능성도 전망할 수 있습니다.

<앵커>

OCI홀딩스 주가는 지금 큰폭 하락하고 있는데 왜 그런겁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으로 번 돈을 한미약품 신약개발에 쓰게 되는 구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할 당시 주가흐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약개발을 할 때 임상단계별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최종 시판까지 성공률은 0.01%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양측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대로 지분 양수도 계약은 끝 인건지, 변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현재 한미약품그룹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중요한 결정인데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모펀드와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요.

다만 임 사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가 아닙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선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사업부를 떼다 파는 게 아니라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내용인 만큼 이사회 의결만 거치면 됩니다.

한미약품 측은 이에 대한 법적 검토는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CI측도 이번 계약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한미약품 품은 OCI, 바이오로 대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