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지구 온도 낮추고 수자원 제공하는 눈 온난화 영향으로 줄고 있어요

눈이 내리는 날엔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뜹니다. 창밖에 눈이 내리면 당장이라도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거나 눈썰매를 타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눈은 우리에게 신나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훨씬 크고 중요한 역할을 지구 생태계에서 하고 있어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며,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것이죠.

지구 열기 식혀 주는 눈

만약에 눈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선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워질 거예요. 눈이 지구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열의 일부는 지구에 흡수되고 일부는 반사돼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데요, 눈은 태양열의 90%를 반사합니다. 땅이 10~20%, 바다가 6%를 반사하는 것에 비하면 눈은 매우 높은 비율로 태양열을 반사하는 것이죠. 따라서 눈이 없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태양열이 지구에 흡수될 것이고, 그만큼 지구는 뜨거워질 것입니다.

눈은 겨울철 토양의 온도를 비교적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해요. 방바닥에 담요나 이불을 깔아두면 보일러를 꺼도 온기가 남아 있듯이 땅 위에 눈이 덮여 있으면 지표면과 지하 토양층이 얼지 않아요. 덕분에 많은 동식물이 겨울에도 생명 활동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천연 저수지 눈

눈은 천연 저수지 역할도 합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쌓인 눈이 조금씩 녹아 강으로 흘러들어요. 지구상의 많은 사람이 눈 녹은 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씁니다. 수자원으로서 눈은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겨울에 내린 눈을 이듬해 여름과 가을까지 활용해야 하니까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센트럴밸리라는 곳은 미국 전체 과일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주요 농업 지대예요. 이 지역은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흘러 내려오는 눈 녹은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합니다. 눈 녹은 물은 전기를 생산하는 수력 발전소의 동력원으로도 쓰입니다. 눈 녹은 물을 농업용수와 식수, 생활용수 등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약 20억 명으로 추산됩니다. 세계 인구 네 명 중한 명이죠.

점점 줄어드는 눈

최근 들어 전 지구적으로 강설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눈이 전보다 적게 내리는 것이죠. 미국 국립기상청 연구에 따르면 1973년 이후 전 세계의 연간 강설 량이 2.7% 감소했다고 합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지난해 10월 현재 지구 북반 구에서 눈으로 덮여 있는 땅의 면적이 1991~2020년 평균보다 45만㎢ 줄었다는 관측 결과를 내놨습니다.

히말라야, 알프스 등 고산 지대에서도 과거보다 눈이 적게 내리고 눈 대신 비가 많이 오고 있어요. 이 때문에 인도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히말라야산맥 주변의 남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눈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해요. 눈이 적어지면 지구는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 눈이 더 적게 내리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지구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어쩌면 눈썰매를 타고 눈싸움할 기회도 점점 줄어들지 모르겠습니다.

by 유승호 기자

서울의 6.6배 세계 최대 빙산, 어디로 떠내려갈까

남극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 최근 빠른 속도로 이동해 관심을 끌고 있어요. ‘A23a’라는 이름이 붙은 이 빙산은 면적이 4000㎢로 서울시의 6.6배에 이릅니다. 두께는 약 400m, 무게는 1조t이나 되죠.

이 빙산은 1986년 남극 대륙의 해안에서 떨어져 나와 만들어졌는데요, 30년 넘게 제자리에 머물다 2020년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최근 몇 달사이 바람과 조류를 타고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빙산의 이동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어요. 만약 A23a가 남대서양의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과 충돌하거나 그 주변에 멈춰 서면 이 섬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를 가로막아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