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코로나후 첫 단체 관광…러 매체 "4월부터 정기관광 재개"
"러시아 내 수요 적어" 회의론도
북러 밀착 속 러시아 극동주민 북한 관광 물꼬 트이나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경제 등 전방위에서 밀착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중단됐던 러시아 극동 주민의 북한 관광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연해주 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다음 달 9일부터 닷새간 평양과 마식령 스키 리조트를 방문하는 단체 관광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국영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북한 정기 관광이 올해 4월 재개될 예정으로, 다음 달의 단체 관광은 이를 위한 시범 운영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해주 정부는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여행사인 보스토크 인투르와 협업해 이번 관광 상품을 제공한다.

보스토크 인투르 홈페이지에 적힌 이번 북한 관광 금액은 750달러(약 98만원)다.

다만 보스토크 인투르 홈페이지는 관광 일정을 닷새가 아닌 3박 4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북한 관광은 작년 12월 연해주 대표단과 북한 당국이 체결한 협정에 따라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가 이끄는 대표단은 작년 12월 11일 평양에서 북한 당국과 만나 관광·문화·스포츠 교류 활성화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코제먀코 주지사는 당시 회담 이후 북한 당국이 더 많은 러시아 관광객의 방문을 바라고 있으며 양국 사이에 새로운 여행 경로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관광 재개 움직임은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및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양국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양한 교류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제공받은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양국이 학술 교류 및 체육 분야 협력, 희토류 공동 탐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부 러시아 항공사에서는 북한으로 가는 정기 항공편 운항 재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북러 밀착 속 러시아 극동주민 북한 관광 물꼬 트이나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 내에서 북한 관광 수요가 적어 이런 시도가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피터 워드는 NK뉴스에 북한이 관광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러시아 내에 북한 경제에 영향을 줄만큼의 관광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해주 정부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북한 관광 홍보 게시글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거나 북한 관광은 항상 가이드가 동행해야 한다는 등 불편한 부분을 지적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당장 다음 달 9일 출발하는 해당 관광 상품도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 소속 가이드인 로완 비어드는 NK뉴스에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해당 관광 상품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주 밀접한 관계자들만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러시아 정부가 관광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여행사인 고려 투어의 가이드 조 스티븐스는 팬데믹 기간에 중국에서도 비슷한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려고 했으나 무산된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