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뇌물 재판부 "불출석하더라도 증인 신문은 계속"
이재명측 "당분간 재판 출석 어려워…말하기도 어려워해"
흉기 피습 후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지난 10일 퇴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이 당분간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법정에서 밝혔다.

이 대표의 배임·뇌물 등 사건 재판부는 이 대표 출석 없이 유동규 씨 등 증인 신문 절차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2일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혐의 등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논의했다.

이 대표 공판은 당초 이달 9일로 잡혀있었지만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피습으로 일정을 다시 조정하기로 했었다.

이 대표 변호인은 재판 출석에 대해 "간접적으로만 들었지만 당분간 출석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빨리 당무에 복귀하고 재판도 차질 없이 하도록 하겠다고는 하지만, 의료진 소견과 퇴원 모습을 보니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퇴원 모습을 보니 말하는 것조차도 상당히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과거에도 언급했지만 이 대표 일정에 맞춰 재판을 진행하면 끝이 없다"며 "공판기일 외 증인신문 절차를 활용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형사 재판은 피고인이 출석해야 진행된다.

하지만 피고인이 불출석할 경우 해당 공판기일은 연기하더라도 법정에서 증인 신문은 할 수 있다.

이후 피고인이 출석하면 증인신문조서를 증거조사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달 23·26·30일 세 차례에 걸쳐 유동규 씨에 대한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통사고 여파로 치료받았던 유씨는 출석이 가능하다고 재판부에 밝혔다고 한다.

재판부는 내달 법관 정기 인사에 따른 배석판사 교체로 인한 공판 갱신 절차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재판부 구성원이 변경되면 후임 법관의 사건 이해를 돕기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따라서 내달 6일과 16일은 재판 준비절차를 하고, 인사이동 후인 20일부터 다시 정식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기존 공판 녹음을 재판정에서 재생하는 갱신 방식에 대해서는 "나머지 분들은 그대로고 양쪽 배석판사만 바뀌는 데,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용 고지를 하는 방식으로 하면 빨리 끝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갱신 절차에는 피고인도 출석해야 할 테니 한 달 정도 기간에 2∼3번 절차를 진행하며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표할 기회를 드리면 어떨까 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방문 중 김모(67)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린 뒤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10일 퇴원했다.

현재는 자택 치료를 받고 있다.

당분간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이날 밝힌 만큼, 같은 법원에서 진행 중인 나머지 2개 재판 일정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일단 '백현동 의혹·고(故) 김문기 허위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오는 19일, 위증교사 혐의 재판은 22일로 기일이 지정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