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외교 수장과 별도로 중동행…"중동, 폭력의 악순환서 벗어나야"
이스라엘 간 獨외무도 저강도전 촉구 "가자 민간인 보호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확전을 막기 위해 중동으로 달려간 미국과 유럽연합(EU) 외교 수장과 별도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을 찾아 저강도 군사작전을 통한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베어보크 장관은 현지 당국자들과 회담 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하마스와 싸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군사) 작전을 저강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베어보크 장관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4번째다.

전쟁이 3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전선이 레바논 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사회는 확전 방지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확전 방지라는 중책을 맡고 6일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찾은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요르단과 카타르를 방문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그의 4번째 중동행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역시 7일 레바논을 방문해 "레바논이 분쟁에 끌려가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도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

역내 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독일의 지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지도에서 이스라엘을 지워버리려는 맹목적인 테러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우리의 연대를 굳건히 신뢰할 수 있다"며 "하마스가 이 터무니없는 싸움에 광적으로 매달리지 않았다면 전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이주시켜야 한다는 현지 극우 성향 정치인 발언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달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과 재무부 장관은 이번 전쟁이 끝나면 유대인 정착민이 가자지구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팔레스타인인은 다른 국가에 재정착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에서 추방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를 어떻게 관리할지 명확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지금까지 2만2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현지 보건부는 집계했다.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이와 여성을 비롯한 민간인이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로 출국하기 전에도 "테러리즘은 끝나야 하고 이 지역(중동)은 영원한 폭력의 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우려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8일에는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마을을 방문한 뒤 라말라에서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이집트를 거쳐 10일에는 레바논을 방문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