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99% 차지' 佛제품 겨냥 해석…EU-中 무역갈등 고조 관측
EU 집행위원장 "대중 무역적자 급증…경쟁 환영하지만 공정성 중요"
전기차 조사·보조금 배제 보복?…中, EU산 브랜디 반덤핑 조사(종합2보)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산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EU의 중국산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와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이 제외된 데 따른 보복성 조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중화인민공화국 반덤핑 조례 제16조 규정에 따라 상무부는 1월 5일부터 유럽연합(EU)이 원산지인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30일 중국주류업협회가 중국 내 브랜디 업계를 대표해 '200L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얻은 증류주(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사는 2024년 1월 5일에 시작해 통상적으로 2025년 1월 5일 전에 마쳐야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6개월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상무부는 조사 대상 업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포도주 증류를 통해 생산된 증류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를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수입하는 브랜디 중 프랑스산이 9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이번 조사를 두고 프랑스가 지난달부터 개편·시행 중인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산이 배제된 데 따른 보복성 조처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전기차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 즉 환경 점수를 따져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정책을 바꿨으며 중국산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작년 하반기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이후 EU-중국 간 불편한 기류가 고착화한 가운데 양측 간 무역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U는 이런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일단 직접적 반응은 자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반덤핑 조사를 보복성 조처로 보느냐'는 질문에 즉답 대신 "우리의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4천억 유로(약 576조원)에 달하며, 지난 몇 년간 그 규모가 급증했다는 사실에 솔직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EU-중국 간) 경쟁은 환영하고 좋은 것이지만, 공정해야 하며,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