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화웨이, 1분기에 '훙멍 넥스트' 공개…맥도날드 차이나 등 채택"
"화웨이 훙멍, 올해 中스마트폰 운영체제서 애플 iOS 제칠 것"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운영체제(OS) 훙멍(鴻蒙·Harmony)이 올해 중국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애플 iOS를 제치고 구글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 OS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뚫고 지난해 8월 말 중국산 7나노(㎚, 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를 장착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내놓은 화웨이가 여세를 몰아 중국 스마트폰 OS 시장 입지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양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iOS가 올해도 계속해서 글로벌 스마트폰 OS 분야를 장악하겠지만, 중국에서는 화웨이의 훙멍이 이들 두 OS의 기반을 어느 정도 빼앗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인사이트는 '메이트 60 프로'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내 훙멍 사용이 늘어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화웨이가 올해 견고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모두 훙멍을 채택하고 있다.

화웨이는 원래 스마트폰 운영체계로 안드로이드를 썼으나 2019년 8월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모바일서비스(GMS)가 지원되는 정식 제품을 살길이 막히자 석 달 뒤 독자 개발한 훙멍을 내놓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iOS와 함께 세계 보편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성하는 상황에서 훙멍은 중국 내에서조차 인기를 못 얻으며 확장성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었다.

'메이트 60 프로'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중국인들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보란 듯이 뚫고 첨단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내놓자 '중국의 승리'라며 열광했고 '메이트 60 프로' 시리즈는 폭발적인 인기 속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테크인사이트는 첨단 '기린 9000s' 프로세서 부족에 따른 '메이트 60 프로'의 공급 병목현상이 향후 몇 달 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는 2020년 10월 발표한 스마트폰 '메이트 40' 시리즈에 대만 TSMC가 만든 5나노 공정의 '기린 9000'을 썼으나 이후로는 미국 제재로 TSMC 칩을 쓸 수 없었다.

기린 9000s는 7나노급으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제조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지난주 중급 스마트폰 '노바' 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제품 목록을 확대했다.

화웨이는 아울러 올해 훙멍의 다음 버전인 '훙멍 넥스트'를 출시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훙멍 넥스트'가 설치된 화웨이의 모든 기기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 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화웨이는 1분기에 '훙멍 넥스트'의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미 중국 주요 기업들과 해당 OS 기반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는 안드로이드처럼 훙멍을 스마트폰과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범용 OS로 공개해 최대한 많은 '동맹'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 게임 기업 넷이즈, 배달서비스 기업 메이퇀 등은 훙멍 기반 앱 개발자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도 각각 훙멍 버전의 딩톡과 알리페이 앱 개발에 나섰다.

여기에 맥도날드 차이나가 중국에서 다국적 식품 기업으로는 최초로 '훙멍 넥스트'를 채택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맥도날드는 중국 내 5천500여 매장, 20만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인원 10억명 이상이 애용한다.

테크인사이트는 다만 이러한 노력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영향을 끼칠지, 훙멍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중국의 노트북이나 자동차에도 기본 운영체계로 채택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해 8월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분 최고경영자(CEO)는 7억개 이상의 기기가 현재 훙멍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고, 220만명 이상의 제3자 개발자가 훙멍 기반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