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3부작' 전투 장면 10년 진화…실제 바다 대신 CG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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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서 바다에 띄운 배, '한산'부턴 스케이트장으로
'노량' 백병전, 원테이크 아닌 CG…조명 시스템으로 밤 전투 표현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 그리고 신작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실감 나는 해상 전투 장면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액션은 할리우드에서도 좀처럼 도전하기 쉽지 않을 만큼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명량'이 1시간에 달하는 생생한 해상 전투 장면을 선보였을 때 관객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진 이유다.
김 감독은 10년의 세월 동안 발전한 기술을 십분 활용해 액션 시퀀스를 점차 진화시켰다.
'명량', '한산', '노량'에서 어떻게 전투 장면을 구현했는지 정리해봤다.
◇ 12척 아닌 8척만 있던 '명량'…'한산'부턴 바다에 안 띄워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
이순신 3부작의 시작을 알린 '명량'은 330척의 왜선이 조선으로 속속 집결하자 이순신(최민식 분) 장군이 12척의 배로 맞선 명량해전을 그렸다.
제작진은 실제로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웠다.
바다 촬영용은 4척, 실내 세트장 촬영용이 4척이다.
롱숏으로 잡히는 나머지 배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CG)을 거쳐 탄생했다.
'명량'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백병전에도 CG 기술을 활용했다.
판옥선에 올라탄 20명을 제외하고 백병전에 나선 병사들은 '디지털 액터' 기술로 구현됐다.
배가 정박해 있는 장면에서 탑승한 병사들도 모두 CG다.
울돌목의 거친 물결 위에서 흔들리는 배의 모습은 '짐벌'이라 불리는 세트에서 촬영됐다.
30m짜리 배를 장착한 채 상하좌우 360도 회전이 가능한 장치로, 할리우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팀에서 사용했던 기술이다.
2022년 개봉한 '한산'에서부터는 배를 바다에 띄우지도 않았다.
'명량' 때처럼 바다에 배를 띄우면 날씨 등의 요인으로 촬영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명량'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 촬영을 시작한 만큼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이 진보한 덕도 봤다.
김 감독은 '명량'에서 터득한 '물 시뮬레이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과감하게 CG를 활용했다.
배가 나오는 모든 장면은 일단 그린스크린에 둘러싸인 세트장에서 찍은 뒤 물 위에 있는 것처럼 CG를 덧입혔다.
배 4척이 들어갈 만한 공간을 찾다가 강원도 소재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세트장으로 낙점했다.
CG 인력으로는 700여 명이 투입됐다.
국내 가용 인원이 모두 '한산'에 매달렸고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업체들도 참여했다.
덕분에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학익진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 10년 기술 집대성 '노량'…"명량·한산에선 절대 할 수 없던 것"
'한산'에 이어 곧바로 촬영을 시작한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10년을 갈고닦은 기술력의 집약체다.
김 감독이 "'명량'과 '한산'에선 절대 할 수 없던 게 '노량'에 전부 다 들어가 있다"고 자신했을 정도다.
'노량'에는 100분에 달하는 해상 전투 장면은 물론이고 영화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CG가 안 들어간 장면이 거의 없다.
불, 연기, 바람에 흩날리는 깃발 등도 모두 CG다.
멀리서 잡히는 대규모 전투 장면은 군중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나왔다.
CG 인력으로는 '한산' 때보다도 늘어난 800여명이 투입됐다.
해상 신은 이번에도 바다 위가 아닌 스케이트장과 여수 야외 세트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됐다.
거북선이 왜선을 덮치는 장면 등 대부분을 실제 촬영 후 CG로 작업했다.
'노량'은 앞선 두 작품과 다르게 동틀 무렵의 일부 전투 장면을 제외하면 어두운 밤의 해상전을 그렸다.
스튜디오 천장을 LED로 빼곡히 채워 넣은 조명 시스템과 VFX 등을 통해 시시때때로 변하는 명암을 표현했다.
이순신 장군이 전투의 한가운데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후반부 백병전은 언뜻 롱테이크 같지만, 여러 컷을 CG로 이어 붙인 것이다.
배를 중심으로 세트장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해 한 컷 한 컷이 탄생했다.
'한산'에 이어 '노량'에서도 VFX에 참여한 M83 정성진 대표는 "VFX 기술 중 가장 어려운 대규모 물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휴먼, 폭발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컴퓨팅과 시뮬레이터를 사용했다"면서 "역사적으로도 가장 크고 치열했던 노량해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량' 백병전, 원테이크 아닌 CG…조명 시스템으로 밤 전투 표현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 그리고 신작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실감 나는 해상 전투 장면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액션은 할리우드에서도 좀처럼 도전하기 쉽지 않을 만큼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명량'이 1시간에 달하는 생생한 해상 전투 장면을 선보였을 때 관객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진 이유다.
김 감독은 10년의 세월 동안 발전한 기술을 십분 활용해 액션 시퀀스를 점차 진화시켰다.
'명량', '한산', '노량'에서 어떻게 전투 장면을 구현했는지 정리해봤다.
◇ 12척 아닌 8척만 있던 '명량'…'한산'부턴 바다에 안 띄워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
이순신 3부작의 시작을 알린 '명량'은 330척의 왜선이 조선으로 속속 집결하자 이순신(최민식 분) 장군이 12척의 배로 맞선 명량해전을 그렸다.
제작진은 실제로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웠다.
바다 촬영용은 4척, 실내 세트장 촬영용이 4척이다.
롱숏으로 잡히는 나머지 배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CG)을 거쳐 탄생했다.
'명량'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백병전에도 CG 기술을 활용했다.
판옥선에 올라탄 20명을 제외하고 백병전에 나선 병사들은 '디지털 액터' 기술로 구현됐다.
배가 정박해 있는 장면에서 탑승한 병사들도 모두 CG다.
울돌목의 거친 물결 위에서 흔들리는 배의 모습은 '짐벌'이라 불리는 세트에서 촬영됐다.
30m짜리 배를 장착한 채 상하좌우 360도 회전이 가능한 장치로, 할리우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팀에서 사용했던 기술이다.
2022년 개봉한 '한산'에서부터는 배를 바다에 띄우지도 않았다.
'명량' 때처럼 바다에 배를 띄우면 날씨 등의 요인으로 촬영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명량'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 촬영을 시작한 만큼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이 진보한 덕도 봤다.
김 감독은 '명량'에서 터득한 '물 시뮬레이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과감하게 CG를 활용했다.
배가 나오는 모든 장면은 일단 그린스크린에 둘러싸인 세트장에서 찍은 뒤 물 위에 있는 것처럼 CG를 덧입혔다.
배 4척이 들어갈 만한 공간을 찾다가 강원도 소재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세트장으로 낙점했다.
CG 인력으로는 700여 명이 투입됐다.
국내 가용 인원이 모두 '한산'에 매달렸고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업체들도 참여했다.
덕분에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학익진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 10년 기술 집대성 '노량'…"명량·한산에선 절대 할 수 없던 것"
'한산'에 이어 곧바로 촬영을 시작한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10년을 갈고닦은 기술력의 집약체다.
김 감독이 "'명량'과 '한산'에선 절대 할 수 없던 게 '노량'에 전부 다 들어가 있다"고 자신했을 정도다.
'노량'에는 100분에 달하는 해상 전투 장면은 물론이고 영화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CG가 안 들어간 장면이 거의 없다.
불, 연기, 바람에 흩날리는 깃발 등도 모두 CG다.
멀리서 잡히는 대규모 전투 장면은 군중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나왔다.
CG 인력으로는 '한산' 때보다도 늘어난 800여명이 투입됐다.
해상 신은 이번에도 바다 위가 아닌 스케이트장과 여수 야외 세트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됐다.
거북선이 왜선을 덮치는 장면 등 대부분을 실제 촬영 후 CG로 작업했다.
'노량'은 앞선 두 작품과 다르게 동틀 무렵의 일부 전투 장면을 제외하면 어두운 밤의 해상전을 그렸다.
스튜디오 천장을 LED로 빼곡히 채워 넣은 조명 시스템과 VFX 등을 통해 시시때때로 변하는 명암을 표현했다.
이순신 장군이 전투의 한가운데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후반부 백병전은 언뜻 롱테이크 같지만, 여러 컷을 CG로 이어 붙인 것이다.
배를 중심으로 세트장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해 한 컷 한 컷이 탄생했다.
'한산'에 이어 '노량'에서도 VFX에 참여한 M83 정성진 대표는 "VFX 기술 중 가장 어려운 대규모 물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휴먼, 폭발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컴퓨팅과 시뮬레이터를 사용했다"면서 "역사적으로도 가장 크고 치열했던 노량해전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