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첫 코스피 상장 에이피알, 오버행 불안 지울까…성장성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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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 이어 미용기기까지 사업 저변 넓혀

매년 사상 최대 실적 거두는 조(兆) 단위 IPO
희망 공모가 상단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中

상장 당일 물량, 대주주 구주매출, 오버행 우려도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 /사진=에이피알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에이피알의 몸값이 조(兆) 단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매년 성장 중인 실적을 기반으로 마녀공장 등 뷰티 업체의 상장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립니다. 화장품 브랜드에 이어 미용기기까지 사업 저변을 넓히는 등 '뷰티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으나 대주주의 구주 매출 등은 흥행 걸림돌로 불립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전체 공모주식 수는 37만9000주로, 신주 모집 30만9000주(81.53%)와 구주 매출 7만주(18.47%)입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4만7000~20만원이죠.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에이피알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 다음 달 1일부터 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죠.

'매번 사상 최대 실적' 에이피알…뷰티테크 탈바꿈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최근 실적 발표 때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뷰티테크 기업입니다. 초창기엔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뷰티 미용기기인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나 의류 브랜드 '널디' 등을 시장에 내놓았죠. 배우 김희선 미용기기로 알려진 에이지알은 20만~30만원대의 저가형 뷰티 디바이스입니다.

에이피알 실적도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죠.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 2199억원에서 2591억원, 3976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44억원→142억원→392억원으로 집계됐죠.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717억원, 69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2022년 한 해보다 2배가량 급증했죠. 전체 매출액에서 뷰티 부문은 82%를 차지했으며, 패션 부문은 15%를 기록했습니다. 뷰티 부문에서 미용기기인 에이지알의 매출 비중은 46%가량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켓PRO] 첫 코스피 상장 에이피알, 오버행 불안 지울까…성장성은 '대박'
에이피알 측은 대내외 변수가 없는 한 공모가는 최상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비상장 장외 주식시장에선 공모가 최상단인 20만원이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주식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선 에이피알 주식이 주당 20만원에서 3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주주 구주 매출 등 IPO 흥행 걸림돌도

이번 에이피알 IPO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상장 당일 풀리는 물량, 상장 한달 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 대주주의 구주 매출 때문이죠. 에이피알의 상장 당일 유통 주식 물량은 36.85%입니다. 시장에선 상장 당일 출회 가능한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25% 수준을 적다고 봅니다.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이 적을수록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죠.

상장 한 달 뒤부턴 오버행 우려가 생깁니다. 에이피알의 시점별 유통 가능 물량을 살펴보면 상장일 1개월 후 48.37%, 상장일 2개월 후 60.05%, 6개월 후엔 66.53%에 달합니다. 상장 1년 뒤엔 유통물량이 67.43%로 입니다. 하나벤처스 등 초기 투자자들의 보호 예수 기간은 1~2개월에 불과합니다. 시장에선 초기 투자자들이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기준 최소 3배가량의 멀티플(투자 원금 대비 배수)을 거둘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에이피알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병훈 대표의 구주 매출 소식도 IPO 흥행에 걸림돌로 불립니다. 김 대표는 이번 IPO에서 7만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공모가 기준 103억~140억원 규모입니다. 김 대표의 공모 전 지분율은 35.12%로 공모 후엔 32.76%로 낮아지죠. 구주 매출은 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칫 신규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죠.

이에 대해 에이피알 측은 김병훈 대표의 보유 주식 수에서 구주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단 점을 강조합니다. 김 대표는 현재 에이피알 주식 255만4854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7만주(최대주주 보유 지분율 대비 2.73%)만을 구주 매출에 나선다는 설명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에선 이번 구주 매출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최대주주가 보유 중인 250만여주에서 겨우 7만주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그간 프리 IPO 등의 투자를 받을 때 구주 매출을 한 적이 없는데, 이번 구주 매출 비중은 보유 주식 수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