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솔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솔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일 "작년 한 해 실적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올해엔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엔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엔 우리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해 고객과 시장이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제 경유지(Stopover)에서의 시간은 끝났고, 최종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방향은 명확해졌다"고도 했다.

임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의 그룹 경영목표로 '선도 금융그룹 도약…역량집중·시너지·소통'을 제시했다. 임 회장은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고객, 직원 모두와 활발히 소통하는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반드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의 비전으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철저한 리스크 관리 △그룹 시너지 확대 △디지털·IT 경쟁력 강화 △기업문화 혁신 및 사회적 신뢰도 제고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우선 핵심사업 경쟁력과 관련해 임 회장은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로, 올해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도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의 본사 위치를 기존 서울 회현동 우리금디지털타워에서 증권사가 밀집한 여의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그룹의 자체적인 증권업 경쟁력 제고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임 회장은 또 "글로벌 사업은 새로운 거점 확보와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추진해 그룹의 글로벌 영역을 더욱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융복합 신사업 발굴 등을 적극 추진하며, 우리의 고객기반인 핵심고객과 새로운 미래세대 고객에 대한 확보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비전인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임 회장은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PF 부실 우려 등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폭풍우에 대한 대비는 바다가 고요할 때 하라’는 말처럼 위험 요인별 모니터링과 글로벌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이 있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등 그룹의 위기대응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비전인 '그룹 시너지'와 관련해선 "각 자회사의 모든 영역별 업무가 서로 연계되어 있는 만큼 우리 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먼저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의 범위를 연결·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IT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임 회장은 "1월 초 IT 거버넌스 개편 이후 빠른 안정화를 이루고 비즈(Biz)와 IT의 협업 등 개편 효과를 본격화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 예정인 유니버설 뱅킹앱(NewWON)의 완성도 높은 성공적 출범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자"고 했다.

임 회장은 다섯 번째 비전인 기업문화 혁신 및 사회적 신뢰도 제고와 관련해 "올해는 기업문화 건강도 진단 등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 관리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 본격 가동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 확산에 초점을 맞춰 기업문화 혁신을 고도화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부통제 체계도 그룹 내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욱 실효성 있게 업그레이드하고 윤리·준법의식 강화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에도 앞장서자"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상생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그룹의 브랜드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