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후티 반군, 홍해서 교전…중동전쟁 확전될까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홍해에서 민간 컨테이너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당시 후티 반군은 해당 선박에 20m까지 접근해 승선을 시도 중이었고, 미군 헬기가 구조요청을 받고 출동해 구두 경고를 실시하자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이에 미군 헬기가 응사하면서 전투가 개시됐고, 현장에 있던 후티 반군 고속단정 4척 중 3척이 침몰했다. 후티 반군 측에서는 최소 10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올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고 후티반군이 하마스를 옹호하며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래 미군이 직접 교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내 이란 대리세력과 미군의 직접 교전까지 발생하면서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진 와중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중동 주변국은 물론 미국 등 서방국가까지 관여하는 국제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해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 구성에 참여한 영국도 후티 반군에 공습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서방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저항의 강도를 높인 중동의 반미·반서방 무장세력들을 상대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일 조짐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중동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북부는 하마스나 후티반군처럼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국경 너머로 연일 로켓을 쏘아 확전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즞 현지 미군기지를 공격한 이란 연계 무장단체에 미군이 보복 폭격을 가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런 갈등 상황들은 각각이 중동전쟁을 촉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확전이 일어난다면 이스라엘이 이란과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미국도 말려드는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동맹인 후티반군은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해 결성된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에 발포를 해왔다"면서 "만약 미국 군함이 피격된다면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