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동쪽 끝, 갑진년 첫 일출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 독도. 새해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에도 여전히 독도를 굳건히 지키던 심성택(53) 독도경비대장(경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8년 차 경찰인 심 대장도 독도에서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건 처음이다.
그러나 심 대장에게는 이날도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하루이기도 하다.
새해 다짐을 묻자 심 대장은 "독도경비대는 어떠한 상황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소중한 우리 땅 독도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새해 아침을 맞겠다"고 했다.
독도를 '460만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연이 빚어낸 예술작품'이라고 표현한 심 대장은 퇴임 전 독도에서 꼭 근무하리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심 대장은 "독도경비대는 경찰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모든 경찰관의 동경 대상"이라며 "(독도경비대 근무는) 경찰관이라는 직업인으로서, 또 인생에서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대장은 독도를 찾는 국민의 응원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독도를 찾은 국민과 있었던 가장 인상 깊은 일화를 묻자 심 대장은 "한 여행객이 (제게) 와서 사진을 찍은 후 기념하고 싶다고 태극기에 사인을 해달라고 해 생각 없이 해 드렸는데 다른 분들이 (유명인으로) 오해해 순식간에 제 앞으로 줄을 서기 시작해 많이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며 웃었다.
날씨가 허락해야만 두 발을 땅에 디딜 수 있다는 독도는 여객선마저 휴항기에 접어들면서 독도경비대와 등대를 지키는 항로표지관리사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겨울의 독도를 두고 심 대장은 "평온하다"면서도 "그 속에서 각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경계근무를 비롯해 감시와 각종 장비 관리 등 각자 주어진 임무를 한 명의 열외 없이 24시간 톱니바퀴처럼 충실히 수행해야 (경비 태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저녁 가족과 하는 영상 통화는 심 대장의 버팀목이다.
그는 "과거와 달리 독도에도 통신 시설이 잘 이뤄지면서 가족들과 영상 통화도 많이 하고 있다"며 "저녁 시간이 매일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가슴에서 애국심이 벅차오르는 곳입니다.
첫날에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 경북에서만 27년의 경찰 생활을 한 심 대장이지만 독도는 처음엔 그에게도 낯선 공간이었다.
울릉경비대 본부에서 지난해 2월부터 6개월을 보낸 뒤 독도경비대 근무를 시작한 심 대장은 "나름의 경험도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했지만 막상 여러 시설과 장비를 확인하고 부대원들을 유지,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30여명의 '한 식구' 독도경비대원들 덕에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심 대장은 말했다.
"부대원 모두가 합심하니 안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치는 직원 없이 지난 한 해를 잘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에는 부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생각입니다.
" 독도를 두고 여전히 걱정하는 국민에게 심 대장은 끝으로 이렇게 전했다.
"새해에는 더 많은 국민이 독도에 방문하시길 희망합니다.
독도경비대가 맞이하는 대한민국 독도에 한 발 내디뎌 보시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전해지는 울림을 들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