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2위' 伊 집권당 상원의원 "출산은 여성의 사명"
28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라비니아 멘누니(47) 상원의원은 이날 이탈리아 공중파 TV인 LA7 채널의 토크쇼에 출연해 "어머니는 항상 내게 여성이 가져야 할 첫 번째 열망은 엄마가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멘누니 상원의원은 "내 생각에 우리 세대의 여성들도 딸들에게 상기시켜야 할 대목"이라며 "여성에게는 미래의 시민, 미래의 이탈리아인이 될 아이들을 세상으로 데려와야 할 필요성과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이 힘을 합쳐 아기를 갖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18∼20세가 되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자녀를 둔 멘누니 상원의원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이다.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인 멜로니는 저출산의 원인이 가족 해체에 있다고 보고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장려하고 있다.
멜로니 정부는 그 연장선에서 동성 육아를 억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의회는 해외에서 대리모를 이용하는 동성 커플을 처벌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2020년 기준 이탈리아의 합계 출산율은 1.24 명으로, 경제협력기구(OECD) 38개국 중 꼴찌인 한국(0.84 명) 다음으로 낮다.
야당은 멘누니 상원의원이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도 성향 '비바 이탈리아'의 라파엘라 파이타 상원의원은 "여성에게 모성만을 강요했던 암흑의 시대가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다"며 "멘누니의 말은 부끄러울 정도로 후진적이며, 중세 시대의 사상이 메아리친다"고 말했다.
좌파 성향의 오성운동(M5S) 소속 하원의원인 키아라 아펜디노는 "FdI는 중세 시대에 향수를 느끼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꿈을 꿀 수 있는 자유와 그 꿈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멘누니 상원의원은 지난주 학교장이 크리스마스 연극이나 성탄 구유 제작 등 가톨릭을 주제로 한 활동을 중단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해 비판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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