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바이 2023 증시” >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코스피지수는 1.6% 오른 2655.2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0.79% 오른 866.57로 마감했다. 하나은행 직원들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지점 딜링룸에서 올해 증시 마감을 기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굿바이 2023 증시” >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코스피지수는 1.6% 오른 2655.2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0.79% 오른 866.57로 마감했다. 하나은행 직원들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지점 딜링룸에서 올해 증시 마감을 기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2차전지 종목 거래대금이 반도체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이외 업종이 거래대금 1위에 오른 것은 2018년 바이오 열풍 이후 처음이다. 개인투자자들이 2차전지 투자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 종목을 쓸어 담았다.

반도체·2차전지 시장 ‘양분’

2차전지株 거래대금 975조…반도체 제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배터리 관련주였다. 1위는 삼성전자로 총 거래대금이 223조원에 달했다. 에코프로(169조원), 포스코홀딩스(134조원), 에코프로비엠(116조원), SK하이닉스(91조원)가 2~5위를 차지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가 1~5위를 양분한 것이다.

6~10위는 포스코퓨처엠(88조원), 포스코DX(55조4000억원), 엘앤에프(54조7000억원), 금양(47조8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44조7000억원) 등 모두 2차전지 종목이었다. 올해 2차전지 거래대금 상위 20개 종목의 총거래대금은 975조6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거래대금 상위 20개 종목의 거래대금(500조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거래대금 1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한국에서 특정 테마가 광풍을 보인 것은 바이오 이후 처음”이라며 “포모(FOMO: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 심리가 가세하면서 쏠림이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2018년 증시에서 바이오 열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셀트리온, 신라젠, 삼성바이오로직스, HLB 등 주요 바이오주의 거래대금은 종목별로 20조~100조원까지 치솟았다.

개미 2차전지 vs 외국인 반도체

개인들은 2차전지에 ‘몰빵’에 가까운 베팅을 했다. 개인들은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에서 5조8498억원을 순매도했는데, 2차전지는 2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9위가 2차전지였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포스코홀딩스로, 순매수 금액이 11조3323억원에 달했다. LG화학(1조9387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02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686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6조7348억원, 2조76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SK하이닉스(1조2461억원), KB금융(6270억원), 네이버(5189억원) 등 여러 업종을 골고루 담았다.

성적표는 투자 종목에 따라 엇갈렸다. 2차전지 소재주에 투자한 개미들은 쏠쏠한 수익을 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주가가 6배, 에코프로비엠도 3배 올랐다. 반면 배터리셀에 투자한 사람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는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각각 4%, 21% 하락했다. 반도체에 투자한 외국인도 수익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41%, SK하이닉스는 87% 상승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