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9일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개선작업) 신청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회의 멤버들이 참석한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가 29일 오전 8시에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추가 부동산 PF 부실을 막기 위한 긴급 대책과 함께 금융시장으로 전이를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26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을 논의한 지 사흘 만에 열리는 회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금융권 연쇄 부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 후보자의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후보자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한 후 처음으로 내놓는 메시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최 후보자를 공식 임명할 계획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위기가 금융·부동산 업계 전반에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지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중심으로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에선 부실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부와 금융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월 말 기준 369곳의 PF 사업장에 대한 전수 조사를 마무리했다. 정부는 모든 사업장을 △건전 △주의 △경계 △부실 등으로 이미 구분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별로 맞춤형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은 이미 F4 회의에서 논의돼 예상했던 사안”이라며 “태영건설에 이어 부실 위험이 높은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정상 사업장에는 충분히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PF 보증을 올해 대비 최대 10조원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부실 사업장에는 대주단에 대한 만기 연장을 중단하는 등 자기 책임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해온 이른바 ‘좀비 사업장’을 퇴출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