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이미 장기채를 기초자산으로 옵션 전략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가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구조의 투자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매달 배당 매력…'SOL 美30년국채 커버드콜 ETF' 출격

한국판 TLTW 나온다

신한자산운용은 27일 ‘SOL 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합성)’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KEDI 미국 국채 20년+커버드콜지수’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장기채 투자와 커버드콜 옵션거래를 결합한 상품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미국의 대표적 장기채 커버드콜 ETF인 ‘아이쉐어즈 TLTW(iShares Treasury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자산을 사고 같은 자산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다. 이렇게 되면 자산이 1만1000원을 넘었을 때 차익은 포기해야 하지만 자산이 1만1000원 아래에서 움직일 때는 시세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상방과 하방이 일정 범위에서 막혀 있기 때문에 박스권에서 유리한 전략이다. 다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구간을 넘어 상승할 때 수익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어 급등장에서는 불리하다.

횡보장에서 초과수익 기대

SOL 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합성)은 기초자산이 미국 장기채이기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추세가 명확하지 않을 때 효용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돌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시장에서는 내년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며 “내년 6월에서야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시장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까지는 추세적인 상승보다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OL 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합성)은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옵션 프리미엄 및 배당 등을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매월 분배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금리 추세가 명확하지 않은 횡보장에서는 커버드콜 전략의 효용성이 커진다”며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고 높은 패시브 인컴을 바탕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해 운용의 다양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