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1심의 시효 만료 판단 뒤집혀…"아동성착취 여부는 쟁점 아냐"
너바나 앨범 표지 '알몸아기' 소송 재개…법원 "시효만료 아냐"
전설적인 록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표지에 아기 때의 알몸 사진이 실린 당사자가 제기한 소송이 1심에서 각하됐다가 항소심 판결로 재개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연방 항소법원은 너바나의 앨범 '네버마인드'(Nevermind) 표지 사진 속 당사자 스펜서 엘든(32)이 너바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너바나 측의 손을 들어줬던 1심을 뒤집고 사건을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엘든은 1991년 발매된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에 생후 4개월이었던 자신의 알몸 사진을 쓴 것이 아동 성 착취에 해당한다며 1994년 사망한 리더 커트 코베인의 부인과 너바나 멤버 등 15명을 상대로 각각 15만달러(약 2억원)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엘든이 피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이미 10년 넘게 지나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하지만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 앨범이 지난 10년 동안에도 계속 재발매돼 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는 엘든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앨범) 이미지의 각 재발행이 새로운 개인적 피해를 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앨범 표지가 아동 포르노의 정의를 충족하는지 여부는 이번 항소심의 쟁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너바나 측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관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 무가치한 소송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며 승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너바나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네버마인드는 전 세계에서 3천만 장 이상 팔렸다.

낚싯바늘에 매달린 1달러짜리 지폐를 향해 헤엄치는 아기의 모습을 담은 표지는 빌보드가 선정한 '역대 50대 앨범 커버' 순위에서 7위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앨범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밴드였던 너바나는 엘든의 부모에게 사진 사용료로 200달러(현재 환율로 약 26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