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의 또다른 모습…바다 흡수 이산화탄소량 증가에 기여
북극 한파가 미세먼지를 줄일 뿐만 아니라 동해가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량을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환경공학부 이기택 교수와 부산대 해양학과 이동섭 교수, 김소윤씨 연구팀이 북극의 찬 대기가 동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1992년부터 2019년 사이에 관측된 자료를 바탕으로 동해 표층부·심층부 순환과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산화탄소 연간 흡수량은 북극 한파의 강한 남하가 있던 1992∼1999년 첫 번째 구간에서는 2천만t을 보였고, 북극 한파의 약한 남하가 있던 1999∼2007년 두 번째 구간에서는 1천만t 이하로 감소했고, 북극 한파의 강한 남하가 있던 2007∼2019년 마지막 구간에서는 다시 3천만t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동해안 내부 순환이 북극 한파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 중 일부는 동해로 유입되고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많이 머금은 표층수가 무거워져 중층이나 심해로 내려가면서 수직 순환이 발생했다.

결국 북극에 있던 차가운 공기가 많이 내려올수록 내부 순환이 활발해져 동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에 실렸다.

연구를 이끈 이기택 교수는 "바다는 거대한 이산화탄소 저장고로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며 "미래 기후 변동에 따라 전 지구적 대양의 탄소 제거 능력을 예측하고 적절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극 한파의 또다른 모습…바다 흡수 이산화탄소량 증가에 기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