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실리카겔 "'조별 과제' 8년 하다 보니 청자 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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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페인'으로 주목받아…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 발매
지난 2일 대중음악 시상식 'MMA 2023'(멜론뮤직어워드)에 흔치 않은 비주얼의 4인조 밴드가 무대에 올랐다.
귀가 뻥 뚫리는 듯한 기타와 몽환적인 보컬, 밴드 음악만이 가진 울림과 쾌감…. K팝의 한복판에서 펼쳐진 낯선 듯 반가운 무대였다.
"뭐랄까.
신들의 잔치에 잘못 초대된 느낌이었어요.
"(김건재·31·드럼) "자기도 백조인 줄 알고 오리들이…"(최웅희·29·베이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무대의 주인공 실리카겔은 시상식 당시 아이돌에 둘러싸인 어색한 공기를 떠올리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김한주(29·보컬·키보드)는 실리카겔의 MMA '베스트 뮤직 스타일상' 수상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너희가 상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게 아니고, 신기하긴 해'라더라"며 "저희에겐 생소한 사건"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리카겔은 2015년 미니음반 '새삼스레 들이켜본 무중력 사슴의 다섯가지 시각'으로 데뷔한 이후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받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으나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발매한 싱글 '노 페인'(NO PAIN)을 기점으로 독보적 라이브 퍼포먼스가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단숨에 아이돌급 팬덤을 품에 안았다.
10대 시절 친구로 시작해 결성 초기 고작 한두명 앞에서 연주하던 밴드가 작년엔 700석 규모의 공연장, 올해는 3천명 규모의 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며 한편의 성장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작년이랑 올해가 이렇게 다른 팀이 많지 않은가 봐요.
공연 관계자분들도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 (최웅희)
"8년 활동 이래 가장 성장 커브가 급격한 시기인 건 맞아요.
K팝에 관심 많은 팬이 실리카겔을 듣는 케이스가 생기는 것도 느껴져요.
" (김춘추·31·보컬·기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실리카겔이 놓치지 않고 지켜나가는 건 멤버 전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는 작업 방식. 취향도 제각각인 4명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다보니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
김춘추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별 과제'만 8년째다.
김춘추는 "청자가 늘면서 책임감도 커졌다"며 "많은 제작 과정을 멤버들이 직접 하고 있지만, 인디 음악 특유의 아마추어리즘 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의 완성도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발매되는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POWER ANDRE 99)의 18개 트랙에도 이러한 제작 방식이 녹아들었다.
이번 앨범은 올해 3월 발표된 싱글 '머큐리얼'(Mercurial)부터 멤버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가상 캐릭터 머신 보이(Machine Boy) 스토리의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데모 작업부터 편곡, 녹음, 믹싱,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에 이르기까지 앨범 구석구석 그들의 손때가 묻었다.
김한주는 "파워 앙드레 99는 머신보이의 본명이라고 생각하고 작명했지만, 해석의 여지는 있다"며 "여러 요소를 열어 놓고 볼 수 있게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더블 타이틀곡은 상반된 매력을 가진 '에이펙스'(APEX)와 '류데자케이루'(Ryudejakeiru). 김춘추는 "어떤 곡은 좀 더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떤 곡은 모나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이 어우러지는 느낌의 음반"이라고 부연했다.
'류데자케이루'의 뮤직비디오는 멤버 최웅희가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았다.
실리카겔의 팬이라면 '이거 그거다!' 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몰래 숨겨놓은 메시지)를 잔뜩 숨겨뒀다.
최웅희는 "창작을 못 하면 독소가 쌓인다"며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잠은 못 잤지만 디톡스는 좀 됐다"는 후기를 전했다.
실리카겔은 앨범 제작에 열중하며 미뤄뒀던 해외 활동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한주는 "일단 출연 예정인 스페인 프리마베라(대규모 음악 축제) 무대부터 잘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해외 일정이 추가로 부킹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해외 프로모터들 말로는 한국 아티스트 중 바밍타이거와 실리카겔의 공연에 니즈가 있다고 하더라"라며 "감사한 마음으로 호감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귀가 뻥 뚫리는 듯한 기타와 몽환적인 보컬, 밴드 음악만이 가진 울림과 쾌감…. K팝의 한복판에서 펼쳐진 낯선 듯 반가운 무대였다.
"뭐랄까.
신들의 잔치에 잘못 초대된 느낌이었어요.
"(김건재·31·드럼) "자기도 백조인 줄 알고 오리들이…"(최웅희·29·베이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무대의 주인공 실리카겔은 시상식 당시 아이돌에 둘러싸인 어색한 공기를 떠올리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김한주(29·보컬·키보드)는 실리카겔의 MMA '베스트 뮤직 스타일상' 수상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너희가 상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게 아니고, 신기하긴 해'라더라"며 "저희에겐 생소한 사건"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리카겔은 2015년 미니음반 '새삼스레 들이켜본 무중력 사슴의 다섯가지 시각'으로 데뷔한 이후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받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으나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발매한 싱글 '노 페인'(NO PAIN)을 기점으로 독보적 라이브 퍼포먼스가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단숨에 아이돌급 팬덤을 품에 안았다.
10대 시절 친구로 시작해 결성 초기 고작 한두명 앞에서 연주하던 밴드가 작년엔 700석 규모의 공연장, 올해는 3천명 규모의 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며 한편의 성장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작년이랑 올해가 이렇게 다른 팀이 많지 않은가 봐요.
공연 관계자분들도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 (최웅희)
"8년 활동 이래 가장 성장 커브가 급격한 시기인 건 맞아요.
K팝에 관심 많은 팬이 실리카겔을 듣는 케이스가 생기는 것도 느껴져요.
" (김춘추·31·보컬·기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실리카겔이 놓치지 않고 지켜나가는 건 멤버 전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는 작업 방식. 취향도 제각각인 4명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다보니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
김춘추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별 과제'만 8년째다.
김춘추는 "청자가 늘면서 책임감도 커졌다"며 "많은 제작 과정을 멤버들이 직접 하고 있지만, 인디 음악 특유의 아마추어리즘 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의 완성도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발매되는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POWER ANDRE 99)의 18개 트랙에도 이러한 제작 방식이 녹아들었다.
이번 앨범은 올해 3월 발표된 싱글 '머큐리얼'(Mercurial)부터 멤버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가상 캐릭터 머신 보이(Machine Boy) 스토리의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데모 작업부터 편곡, 녹음, 믹싱,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에 이르기까지 앨범 구석구석 그들의 손때가 묻었다.
김한주는 "파워 앙드레 99는 머신보이의 본명이라고 생각하고 작명했지만, 해석의 여지는 있다"며 "여러 요소를 열어 놓고 볼 수 있게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더블 타이틀곡은 상반된 매력을 가진 '에이펙스'(APEX)와 '류데자케이루'(Ryudejakeiru). 김춘추는 "어떤 곡은 좀 더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떤 곡은 모나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이 어우러지는 느낌의 음반"이라고 부연했다.
'류데자케이루'의 뮤직비디오는 멤버 최웅희가 뮤직비디오 제작을 맡았다.
실리카겔의 팬이라면 '이거 그거다!' 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몰래 숨겨놓은 메시지)를 잔뜩 숨겨뒀다.
최웅희는 "창작을 못 하면 독소가 쌓인다"며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잠은 못 잤지만 디톡스는 좀 됐다"는 후기를 전했다.
실리카겔은 앨범 제작에 열중하며 미뤄뒀던 해외 활동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한주는 "일단 출연 예정인 스페인 프리마베라(대규모 음악 축제) 무대부터 잘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해외 일정이 추가로 부킹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해외 프로모터들 말로는 한국 아티스트 중 바밍타이거와 실리카겔의 공연에 니즈가 있다고 하더라"라며 "감사한 마음으로 호감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