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 조사…제비도 0.5일 빨라져
5월 평균기온 1도 올라가면 귀제비 닷새 빨리 온다
봄철 평균기온이 1도 높아지면 봄을 알리는 여름철새 제비와 귀제비가 한국을 찾는 시기가 각각 0.5일과 닷새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2007∼2021년 흑산도에서 실시한 정기모니터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비가 우리나라로 오는 날짜(도래일)와 봄철 평균기온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제비 첫 도래일은 3월 17일(±6.7일), 평균 도래일은 4월 25일(±4.8일)이었다.

2007∼2021년 흑산도 3월 평균기온과 4월 평균기온은 각각 5.3∼9.0도와 8.9∼12.8도를 기록했는데, 첫 도래일은 3월 평균기온이 1도 높아지면 1.6일 빨라지고 평균 도래일은 4월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0.5일 빨라졌다.

제비와 친척인 귀제비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귀제비 첫 도래일과 평균 도래일은 각각 4월 6일(±9.0일)과 5월 13일(±9.0일)이었는데, 첫 도래일은 4월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2.1일 빨라지고 평균 도래일은 5월 평균기온이 1도 높아지면 4.8일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구진은 제비 도래일과 봄철 평균기온 간 정확한 상관관계를 파악하려면 보다 장기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향후 분석에서는 기온·강수량·풍속·서식지 변화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면서 "장기 모니터링뿐 아니라 서식환경과 먹이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검은 머리·등과 흰 배에 적갈색 턱수염을 기르는 제비는 여름철새다.

귀제비는 배에 세로로 긴 줄무늬가 있어 구별된다.

제비는 귀소성이 강하고 주로 날벌레를 먹는다는 점에서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도 지정돼 있다.

1980년까지는 참새만큼이나 흔했지만, 지금은 개체수가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에서도 제비 개체수가 1년에 6.4%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평균기온 1도 올라가면 귀제비 닷새 빨리 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