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예산대란'을 맞은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대대적인 지출축소 결의와 함께 내년 예산안에 합의했다. 연방헌법재판소가 올해와 내년 예산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지 한 달 만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회민주당·빨강)와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녹색당·초록),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자유민주당·노랑)은 13일(현지시간) 내년 예산안에 관한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위헌 결정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해야 했다"면서 "기후위기대응, 사회적 결속, 우크라이나 지원 등 세 가지 중요한 목표로부터는 물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보호에 유해한 보조금 폐지하고, 각 부처의 지출을 줄이고는 한편 연방정부 지원금도 축소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본예산에서 이뤄지되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대란을 초래한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국가부채 제동장치 적용 제외는 일단은 결의하지 않기로 했다. 2009년 독일 헌법에 규정된 국가부채 제동장치는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0.35%까지만 새로 부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다만, 자연재해나 특별한 위기 상황에서는 연방의회에서 적용 제외를 결의할 수 있다. 숄츠 총리는 다만, 우크라이나에는 본예산에서 무기 80억 유로(11조4천억원), 독일내 우크라이나 난민에 60억 유로(8조5천억원)를 각각 지원하되,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경우 예산이 모자랄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우크라이나에 한정해 위기 상황을 선언하고, 국가부채 제동장치 적용 제외를 결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은 지적했다. 독일 헌재는 지난달 15일 독일 정부의 올해와 내년 예산이 헌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2021년 연립정부가 수립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쓰이지 않은 600억 유로(85조원)를 기후변환기금(KTF)으로 전용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규사업에 투입하기로 한 것은 위헌이라며 KTF를 위한 국채 발행 허가를 무력화했다. 독일 내각은 이에 448억유로(64조원) 규모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 급한 불을 껐지만, 내년 예산안에서 170억 유로(24조원)가 구멍이 나, 이를 어떻게 보충할지를 두고 지난한 협상을 벌여왔다. /연합뉴스
1달러 1070→1115페소…공식 환율과의 간극은 크게 좁혀밀레이, OECD 가입절차 재개 요청…현지 언론 "한국, OECD 가입 후 급성장" 경제난 극복을 위한 방편으로 강력한 페소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아르헨티나에서 암시장에서의 달러 대비 페소 환율도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블루달러닷넷' 정보를 보면 이날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페소 오른 1천115페소를 기록했다. 비공식 환율을 뜻하는 '블루 달러'는 이론적으로는 불법이지만, 공식 환율을 정부에서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각종 언론에서 매일 그 추이를 보도할 만큼 아르헨티나 외환 시장을 살피는 주요 단서로 활용된다. 1천115페소는 '1달러=1페소'로 고정하는 페그제를 2002년 폐기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10월 23∼24일에 기록했던 1천100페소였다. 이번 변동은 인위적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당 400페소(중앙은행 홈페이지상 기준)로 고정돼 있던 환율을 800페소로 평가절하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발표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전날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한 '경제 비상 조처 패키지' 중 하나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급격한 통화 평가절하 결정을 내놓은 바 있다. 카푸토 장관은 "아르헨티나는 단순한 치통 환자가 아니라 병상에 누운 사망 직전의 중환자"라며 "우리는 열을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를 죽이고 있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상 비공식 환율은 상승했지만, 공식 환율과의 간극은 대폭 줄었다. 전날까지 191%에 달하던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 간 격차는 이날 기준 44%대로 급격히 좁혀졌다. 보조금 삭감과 재정 지출 축소 등 과감한 개혁안에 대해 '삼키기 힘든 극약 처방을 발표했다'는 대내외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인 편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채권 가격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고, 민영화가 예고된 거대 에너지 공기업 YPF 미국 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밀레이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절차 재개를 공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본부에 보내는 11일 자 서한에서 "회원국 승인을 위한 협상을 적극적으로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관련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 재임 시기(2015∼2019년) 중인 2016년에 OECD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지만, 2019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취임 후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유 시장경제를 안착시켰거나 산업 정책의 근간으로 두는 서방과의 교류 강화를 공언한 바 있다. OECD 가입 절차 재개도 그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은 "디아나 몬디노 외교부 장관이 OECD 가입 협상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며, 회원 가입과 유지에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1996년 12월 OECD 회원국이 된 한국을 예로 들며 "(OECD 가입 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4천 달러 수준이었지만, (가입 후) 25년 만에 250%나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2천142달러였다. /연합뉴스
블룸버그 "기업가치 237조원, 6개월새 20%↑…내년말 기업공개 가능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가 약 1천800억달러(약 237조4천200억원)로 평가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공개매수 방식으로 내부자 주식을 주당 97달러(약 12만8천원)에 매각할 예정이며, 이는 기업 가치를 1천800억달러에 가깝게 평가한 가격이라고 전했다. 비상장 기업은 이런 방식의 공개매수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유 주식의 가치를 현금화할 기회를 준다. 블룸버그는 지난 6일 스페이스X의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약 95달러(약 12만5천원) 선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일주일 사이 가격이 더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하순 스페이스X의 공개매수 당시에는 기업 가치가 1천500억달러(약 197조8천500억원)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기업 가치가 1천800억달러로 평가됐다면 6개월 사이 20%나 상승한 셈이다. 스페이스X의 가치는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교할 때 미국 내 50위권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이날 기준 시총이 1천500억달러 수준인 보잉이나 1천670억달러 수준인 월트디즈니를 제쳤으며, 나이키(1천820억달러)나 인텔(1천850억달러)과 맞먹는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올해 민간 로켓 회사로서는 기록적인 90회 이상의 팰컨9·팰컨헤비 로켓 발사를 성공시키며 우주 산업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거대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우리 한국군의 정찰위성 1호기도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또 현재 지구 저궤도에 5천여개의 위성을 배치해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활성 사용자 수는 200만 명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인터넷 수요 확대에 발맞춰 이르면 내년 말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