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금리 인상 끝, 리츠 ETF 1개월 11.1%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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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접근 유효
KBSTAR글로벌데이터센터 연초 이후 11.7% 상승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접근 유효
KBSTAR글로벌데이터센터 연초 이후 11.7% 상승
금리 인상이 끝나고 내년에는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금리상승 기간에 가장 크게 하락했던 리츠(REITs)의 반등이 눈에 띈다. 국내에 상장된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ETF는 1개월 평균 10.4% 상승하며 S&P500(5.17%)과 KOSPI(5.21%) 상승률을 훌쩍 넘어선다. 증권가에선 바닥 신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리츠는 금리에 민감한 자산이다. MSCI REITs 지수 기준으로 금리 상승 시기인 22년부터 23년 10월까지 약 -26% 하락하며 모든 자산 중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금리 상승의 원인이 경기 개선 기대보다는 물가상승이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임대료와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는 매력으로 한때 주목받던 K-리츠의 성과도 예외가 아니었다. K-리츠 ETF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8.56%로 코스피 상승률 +13.4%와 비교하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가장 취약했던 리츠의 반등이 거세다. 시장에서는 의견이 나뉜다. 금리인하 기대의 원인이 경기 둔화이므로 최근 리츠의 상승은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하며 리츠 내에 업종 분석을 통한 선별적인 접근은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상장된 리츠는 주식이기 때문에 실물경기가 둔화하여도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먼저 상승한다는 논리다.
리츠는 주식의 형태로 상장되어 있을 뿐 주식, 채권과 같이 하나의 독립된 자산군이다. 그래서 리츠 내에 업종도 다양하고 성격도 다르다. 미국 기준으로는 크게 13개 업종으로 나뉜다. 등락률도 상이한데 상업용 부동산의 대표 자산인 오피스는 연초 이후로만 -18% 하락했다. 주택 리츠도 -1%로 부진하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28% 상승하며 방향 자체가 다른 모습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빅테크를 포함한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와 싱글 주택도 (+)플러스 수익률 영역이다. 리츠라도 다 같은 자산이 아니라는 의미다. 리츠를 분석하는 방법은 Cap Rate와 FFO(Funds From Operations)가 있다. Cap Rate(Capitalization Rate)는 자본환원율이라고 불리는데 1년 동안 부동산으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을 현재 부동산을 매입한다면 투자되는 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일종의 투자 수익률인데 3분기 말 미국 리츠의 Cap Rate는 6.46%로 4%~5% 수준의 국채 대비 높다.
FFO는 영업 현금흐름을 의미하는데 P/FFO를 주식의 PER(주가/주당순이익)처럼 밸류에이션 측정 방법으로 사용한다. 현재 P/FFO는 15.87배로 2010년 이후 밴드의 하단에 위치해 있다. 분석 결과로만 보면 낮은 밸류에이션과 양호한 기대수익률로 투자해 볼 만한 자산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위험요인도 있다. 24년부터 25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채 규모가 1조달러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또 침체가 가장 심한 오피스 시장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의 제안 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어 구조조정의 속도도 더딜 것이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주도 업종이 된 데이터센터와 턴어라운드 모습이 보이는 헬스케어 업종이 투자 대안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리츠 자산 전체를 추천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10개의 리츠 ETF가 상장되어 있는데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 ‘히어로즈리츠이지스액티브’, ‘ARIRANG K 리츠’가 국내 리츠에 투자하는 ETF고, 남은 7개는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ETF다. 국내 리츠에 투자하는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리츠 종목이 23개 밖에 없다는 한계로 차별화 포인트는 구성 종목의 비중 차이가 있는 정도이다.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ETF 중 ‘ACE미국다우존스리츠’와 ‘KODEX다우존스미국리츠’는 ‘미국다우존스리츠’라는 동일한 기초지수에 투자한다. 업종에 투자하는 리츠는 ‘KBSTAR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이 유일한데 연초 이후 성과도 11.7%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ODEX TSE일본리츠’는 리츠 ETF 중 유일하게 반등을 못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논쟁이 활발하지만 정작 FED를 포함한 중앙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기저효과로 인한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의 안정일 뿐이며, 섣부른 금융완화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는 70년대의 교훈 때문일 것이다. 리츠 등 부동산을 기초로 한 자산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거시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기댄 투자보다는 업종별 종목 분석을 통한 장기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