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 엘앤에프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코스닥시장 대어급이 줄줄이 코스닥시장에서 이탈한다. 단기간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27조원 이상 쪼그라들게 됐다. 거래대금도 급감하는 등 코스닥시장 매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짐싸는 코스닥 대어들…시총 27조 증발

다음달 이탈 이어지나

한국거래소는 포스코DX가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승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포스코DX가 코스닥시장에서 떠나면서 SK오션플랜트 NICE평가정보 비에이치에 이어 올해에만 4개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를 마친 셈이다. 포스코DX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절차를 밟은 후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26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엘앤에프도 이달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접수 후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45영업일 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엘앤에프가 포스코DX보다 예비심사 신청이 2주가량 늦은 점을 고려하면 엘앤에프 역시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조속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셀트리온과 합병되면서 코스닥시장 이탈이 예정돼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18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간 뒤 다음달 12일 셀트리온과 합병된 신주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코스닥 시총 3, 4, 5위 업체가 줄줄이 이탈하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량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포스코DX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27조328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6.53%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150지수 등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종목 구성 변경이 불가피할 방침이다.

“코스닥 저평가 계속될 것”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완료했거나 이전을 공식 추진 중인 업체는 SK오션플랜트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 포스코DX 엘앤에프 HLB 등 6개사다. 2003년(6곳) 후 20년 만의 최다 수준이다. 주요 종목이 줄줄이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거래소는 우량 상장사를 코스닥에 잡아둘 유인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거래소가 코스닥 우량주를 모아 출범한 코스닥글로벌지수는 간판주 이탈로 외면받고 있다. 코스닥글로벌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3개 종목에 그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코스닥글로벌’ ETF는 출시 당시 순자산총액이 486억원이었는데 이날 기준 11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특성상 변동성이 커 우량주는 장기적인 주가 관리가 쉽지 않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코스닥시장 저평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