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LH 기능 고려해 혁신안 마련"
"민간 경쟁체제 도입해도 공공주택 분양가 절대 오르지 않을 것"
"도로공사·철도공사 등 산하기관 제도 개선도 검토"
[일문일답] 국토부 "LH 집중된 권한·이권, 근본적 해소에 초점"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후속 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과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하고 LH의 독점과 전관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혁신 및 건설카르텔 혁파방안 브리핑'에서 "지금 건설 시장도 여의찮은 상황이고 LH가 담당하는 공공주택 공급 부분이 시장에서 하는 역할이 지대하다"며 "시장의 상황과 LH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혁신 방안의)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LH 외에도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산하기관과 관련된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차관,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등과의 일문일답.
--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경우 일정 기간 수주를 제한하겠다고 했는데, 그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 (유삼술 국토부 토지정책과장) 현재 건설산업기본법 별표에 보면 벌점 항목 유형이 굉장히 다양하다.

그중에서 중요한 골조 등의 부분과 관련된 안전사고를 낸 경우를 추려서 한 번이라도 위배하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김상문 건설정책국장) 징벌적 손해배상 구성요건은 현재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는 '불법 하도급+부실시공+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구성요건이고 (피해액의) 5배가 (손해배상 규모가) 되는 건데 추가적으로는 (피해 대상을) 수분양자까지 확대한다.

단계적으로 사고 범위 같은 것을 확대할 계획이다.

-- LH 기능 분할을 검토했다가 배제한 건가.

또 감리 업체 선정 권한을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이 하게 되면 LH 전관 문제가 국토부 전관 문제로 바뀌는 것 아닌가.

▲ (김 차관)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 건설 시장도 여의찮은 상황이고, 또 LH가 담당하는 공공주택 공급 부분이 시장에서 하는 역할이 지대하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기대하는 바, 저희가 당초 검토했던 바보다는 그런 시장의 상황과 LH 중요성 등을 감안해서 방향을 잡았다.

감리 기능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 넘어가면 또 새로운 카르텔이 생기지 않겠냐는 우려는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토안전관리원은 일반 민간 업체하고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진 기관이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이고 감리 부분에 대해서 정부 입장과 궤를 맞추면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그런 기관이라고 판단한다.

▲ (진현환 주택토지실장) 과거 LH 투기 사태 등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소위 주택공사, 토지공사 그리고 모회사를 만드는 여러 가지 조직 분할까지도 검토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오히려 조직의 인력이 더 늘어나고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현 체제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권한과 이권이 집중된 LH의 힘을 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택 건설 기능의 경우 현재 LH가 직접 도급 방식으로 건설하거나 LH가 공모해서 민간 참여사업으로 하는데, 앞으로는 아예 LH는 토지만 제공하고 민간 사업자가 사업 시행자가 돼서 모든 설계와 시공, 감리를 모두 전권으로 하게 된다.

앞으로 민간이 시행하는 것이 LH가 주로 공급하는 도급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품질 면에서, 국민 입장에서 좋다고 한다면 LH는 주택 건설사업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이다.

또 업체 선정 기준 등도 LH가 관여하는 게 아니고 국토부와 조달청이 같이 배점이나 기준을 만들어서 LH에 권한과 이권이 집중된 문제, 전관 카르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이번 대책에 주요 포커스가 있다.

-- LH 외에도 도로나 철도, 항공 카르텔 혁파 방안도 장관이 말씀하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

▲ (김 차관) LH가 당장 문제가 불거진 부분이어서 LH 개혁 방안이 어느 정도 착근이 되고, 또 시행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개선 사항들이 있는지 추이를 보면서 최소한 국토부 산하 도로공사, 철도공단, 철도공사 등 기관은 제도 개선 부분이 있는지를 추후 살펴보도록 하겠다.

-- 고위 전관이 취업한 업체의 입찰을 원천 제한하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입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후진 시스템 문제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 (진 실장) 소위 말하는 우수한 실력 등을 가진 업체들도 LH에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LH 전관들이 없는, 능력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LH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넓혀서 결국 공공주택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 LH 사업을 민간에 넘길 경우 분양가 상승 등의 우려는.
▲ (진 실장) 민간건설사에 대한 주택도시기금의 기금 지원이 (지금은) 없다.

그래서 민간 건설사에 대한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저리로 한다.

또 건설사 입장에서 분양이 안 되면 어떡하지 (우려가 있어서) LH가 매입약정을 하고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을 하는 거다.

그런 식으로 민간은 자기 사업보다 리스크도 줄고, 그 대신 자체 브랜드로 해야 품질에 대한 (책임도) 좀 생길 거다.

공공주택 분양가는 절대 오르지 않을 것이다.

-- LH 기능을 조달청, 국토안전관리원으로 넘기는 시점은.
▲ (진 실장) 업체 선정 권한은 조달청과 실무 협의가 다 돼서 법 개정 없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공공사업자가 짓는 주택이 공공주택이다.

민간이 사업에 참여하는 거는 법을 고쳐서 할 것이고, 나머지 업체 선정 등은 이미 조달청과 준비를 다 해놔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내년 1분기에 바로 시행할 수 있다.

▲ (유 과장) 국토안전관리원에 감리업체 선정 기능을 넘기는 거는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법률 개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 LH 독점구조 공공주택 공사가 얼마 만에 깨지는 건가.

▲ (진 실장) 2009년 LH 통합 이전에도 주택공사가 업체를 다 선정해서 공고를 했다.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된) 공공주택 공급방식이 깨지는 거다.

LH가 일부 소규모 매입임대를 하듯이, 민간이 건설한 것을 전량 LH가 매입해서 장기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할 거다.

-- 이한준 LH 사장이 부실시공 원인 중 하나로 LH 내 토지와 주택 부문 간 조직 칸막이가 너무 심각했다고 지목했는데 내부 혁신은 없는지.
▲ (박동선 LH 본부장) LH는 사업 기능별로 본부 체계가 있다.

국토도시본부, 공공주택본부, 주거복지본부가 있는데 하반기부터는 본부별 상호협의체 회의를 주기적으로 하면서 3개 본부의 사업이 유기체적으로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