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시가 군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신입 직원 연수 자료로 사용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히로시마시는 마쓰이 가즈미 현 시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2년부터 매년 교육칙어의 일부를 신입 직원 연수 자료로 활용해왔다.

日히로시마시, 군국주의 '교육칙어' 사원 연수자료로 사용
마쓰이 시장은 연수 담당 직원을 통해 "교육칙어 자체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평가해도 좋은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의사를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히로타 데루유키 일본대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내용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골라냈다고 해서 적절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교육칙어는 메이지(明治)시대인 1890년 10월 '신민(臣民, 국민)에 대한 교육의 근본이념'으로서 만들어진 것이다.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자매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국민은 일왕에 충성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일본이 침략전쟁에 나섰던 1940년 당시 문부성의 해석에는 "일왕의 선조가 우리나라를 만들어 신민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만일 위급한 큰일이 발생하면 대의에 입각해 용기를 내서 왕실 국가를 위해 몸을 던지라"는 내용이 담겼다.

군국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담긴 교육칙어는 1945년 8월 일본이 침략전쟁에서 패한 뒤 연합군최고사령부에 의해 폐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