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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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평가가치) 거품 논란 속 하반기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2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 또한 상승했다. 특히 11월 한 달 2차전지 레버리지 ETF는 국내 상장된 ETF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독 짭짤한 수익률을 올린 건 개미(개인 투자자)들이었다. 개미들은 2차전지 개별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레버리지에도 동시에 투자해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코스콤 단말기 '체크(CHECK)'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 상장 ETF 수익률 1~2위는 2차전지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ETF다. 이들 ETF의 이 기간 상승률은 각각 41.54%, 37.97%였다.

이어 'TIGER 2차전지소재Fn'(26.21%), 'KODEX 2차전지산업'(22.85%), 'TIGER 2차전지테마'(22.57%),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27.73%),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24.51%) 등 2차전지 관련 ETF 대부분이 20%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상승 시 수익을 2배 추종하기 때문에 상승폭이 더 컸다.

2차전지 ETF엔 주로 개인들의 자금이 집중됐다. 지난달 개인들의 ETF 순매수 규모는 마이너스(순매도 4681억원)였지만, 2차전지 레버리지 ETF에는 35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다른 2차전지 ETF 상품까지 합치면 2차전지 ETF에 투자된 순매수액은 900억원에 달했다.

ETF뿐만이 아닌 개별 종목단에서도 개인들의 관심은 2차전지로 향했다. 11월 개인들의 개별 종목 순매수 1위는 코스피·코스닥 통틀어 POSCO홀딩스(3080억원)였다. 그 뒤를 에코프로머티리얼즈(2791억원), 포스코퓨처엠(2727억원), 삼성SDI(1926억원)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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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한 개인들도 있었다. 그 규모가 적지 않단 점에서 손실액도 클 것으로 추산된다. 11월 개인 ETF 누적 순매수액 상위 2위엔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이 올라있다. 이 상품은 '아이셀렉트 2차전지 TOP10지수' 하루 수익률의 마이너스(-) 1배를 추종한다. 개인들은 지난 한 달 해당 ETF를 592억원가량 사들였다. 이 기간 손실률은 24%에 육박했다. 그렇게 희비는 엇갈렸다.

2차전지 업종은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최근 금리인하 전망 강화,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시를 앞둔 기대감,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세부규정 발표 등이 맞물리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펀드를 주요 테마로 살펴보면 2차전지와 시총 상위 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2차전지 ETF는 (11월부터) 두 달째 자금 유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으며, 주가 하락에 따라 저가 매수를 기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ETF 담당은 "국내 증시 큰 축을 담당하는 반도체, 2차전지 업종이 번갈아 오르고 내리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개인들이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개별 종목보다는 변동성에 대비하기 쉬운 2차전지 ETF에 돈이 몰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