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보다 6만7천명 늘어…입시업계 "재수생 성적 하락" 전망
"N수생 영향력 생각보다 안 커" 지적 제기…평가원 "면밀히 살필 것"
대거 몰린 N수생, 강세일 줄 알았는데…수능서 예상보다 고전(종합)
지난달 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9월 모의평가 이후 가세한 반수생, 재수생, N수생들이 예상보다 힘을 쓰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평가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6점 올랐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 2019학년도와 같았다.

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으로, 2020학년도 수학 나형(149점) 이후 가장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험생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보통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140점대 중후반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본다.

국어,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140점대 후반∼150점대를 기록한 것은 드문 일이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9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비율 역시 4.71%로, 영어 영역에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였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이토록 치솟고 영어 1등급 비율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상위권에서 선전해야 할 반수생, 재수생, N수생의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갑작스럽게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반수생이 급증했는데, 이들의 수준이 기대치보다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재수생들의 성적대 하락으로 표준점수가 기대치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가원이 수험생의 학력을 과대평가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평가원은 6월과 9월 등 두 차례 모의평가를 거쳐 수험생 집단의 학력을 가늠하고 이를 수능 출제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교육부가 6월 중순 이후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6월 모의평가의 의미가 없어졌고, 9월 모의평가 결과에만 의존해야 했다.

대거 몰린 N수생, 강세일 줄 알았는데…수능서 예상보다 고전(종합)
문제는 9월 모의평가 이후에 반수생, 재수생, N수생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 등은 15만7천368명으로, 9월 모의평가 때(9만381명)보다 6만6천987명 늘었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쉬운 수능이 될 것이란 기대에 졸업생 등의 비중이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의 비중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치였다.

이들의 정확한 실력은 한 번도 드러난 적 없는 '미지수'였다.

보통 고3 재학생들보다 재수생, N수생의 학력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이 대거 합류함에 따라 평가원이 평균적인 수험생의 학력 집단을 높여 잡았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반수생, 재수생, N수생들의 실력이 평가원의 짐작보다는 낮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준킬러 문항'을 푸는 시간이 많이 소요돼 시간 부족을 느꼈을 것이고, 이것이 난도를 올렸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N수생이 얼마나 늘면 어떻게 해야 난이도를 맞추는지 알아야 하는 평가원이 올해 수험생의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 고3 재학생, 재수·N수생의 성적을 분석하고, 차기 수능의 참고 자료로 삼겠다고 밝혔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N수생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공교육 과정 내 출제 원칙을 지키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지적받은) 일부 난도 부분은 좀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