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도 놀란 기후변화…바다가 '펄펄'
올해 가을이 기상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온도는 더 뜨겁게 달아올라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올가을(9~11월) 전국 평균기온이 15.1도로 평년기온(14.1±0.3도)보다 1.0도 높았다는 기후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올가을 평균기온은 1975년(15.4도)과 2019년(15.2도)에 이어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상위 3위에 해당했다.

9월 상순 중국에서 일본까지 동서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했고, 이에 우리나라에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쬘 때가 많았다. 같은 달 중·하순엔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중국해까지 가장자리를 넓히면서 우리나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불었다.

이에 9월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1위인 22.6도에 달했다. 평년기온보다 2.1도나 높은 것으로 평년 여름철(6~8월) 평균기온(23.7도)과 비교해 약 1도밖에 낮지 않았다.

10월도 전국 평균기온이 14.7도로 평년기온(14.3도)보다 높았다. 대륙고기압 세력이 강해야 추운데 유라시아대륙 기온이 평년보다 1~3도 높아 대륙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지 못했다.

11월은 기온이 급변한 달이었다. 상순에는 이동성고기압 때문에 우리나라로 따뜻한 남서풍이 불었으나 중·하순에는 시베리아 상공에 기압능이 형성된 가운데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골이 발달해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됐다.

이에 상순은 평년보다 포근했고 중·하순은 대체로 더 추웠다. 특히 상순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45개 기상관측지점에서 '11월 일최고기온 최고치'가 경신되기도 했다.

중순부터 추위가 찾아오면서 17~18일 대부분 지역에 이른 첫눈이 왔다.

11월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날(5일·18.6도)과 제일 낮은 날(30일 영하 1.2도) 기온 차는 19.8도로 1973년 이후 11월 기준 가장 컸다. 11월 일평균기온 표준편차는 5.9도로 1979년(6.1도) 이후 2위였다. 기온이 급변했음을 나타내는 수치다.

다만 전국 평균기온은 7.9도로 평년기온(7.6±0.6도)과 비슷했다.

올가을 내륙만 뜨겁진 않았다.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 온도는 21.6도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평균보다 0.8도 높았으며 10년 사이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해수면 온도는 10년 평균보다 1.7도, 10월과 11월은 각각 0.3도와 0.2도 높았다. 특히 동해와 남해는 9월 해수면 온도가 10년 평균치를 2도 이상 웃돌았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9월, 10월, 11월 지구 평균기온 모두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1~11월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기온보다 1.46도 높아 파리협정으로 정한 목표(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폭 1.5도 이하로 억제)를 넘어서는 '오버슈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가을 국내 강수량은 278.6㎜로 평년 치(216.9~303.7㎜)와 비슷했다.

9월 중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한랭건조한 대륙고기압 사이 저기압이 발달해 많은 비가 내렸는데, 9월 20일엔 충청을 중심으로 9월 일강수량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10월에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쪽엔 기압골, 시베리아 중앙엔 기압능, 우리나라 동쪽엔 기압골'이 형성되는 '음의 스칸디나비아 패턴'이 나타나며 우리나라에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11월의 경우 상순에 남서풍을 타고 대기 하층으로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면서 상층에 기압골이 발달해 비가 많이 왔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초가을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고 늦가을에는 기온 변동이 매우 커 기후 변화를 실감한 가을철이었다"며 "기상청은 엘니뇨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 겨울철에도 기온 변동, 폭설 등의 이상기후에 관해 유용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