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 텔라세벡 허가 임상 개시 확정…1300억 확보 성큼
큐리언트가 1억 달러(1300억원) 현금 확보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TB얼라이언스(TB Alliance)에 기술수출한 ‘텔라세벡’의 임상 일정이 확정되면서다.

5일 큐리언트에 따르면 TB얼라이언스는 내년 6월 텔라세벡의 임상 2상에 착수한다. 임상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텔라세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예상 시기는 2025년이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텔라세벡 임상 착수는 1년 반 내에 13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 타임라인이 확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라세벡은 결핵균의 에너지 대사과정 중 전자전달계 내 싸이토크롬 bc1 복합체(cytochrome bc1 complex)를 저해하는 항생제이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2월 TB얼라이언스에 결핵 및 기타 비결핵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치료를 위한 경구용 약물 텔라세벡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TB얼라이언스는 결핵치료제 국제기구이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네덜란드, 한국 등 선진국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영리 국제기구인 만큼 통상적인 기술수출 계약에서 지급하는 선급금이 아닌 우선심사권(PRV)을 큐리언트에 제공하기로 했다.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PRV는 FDA가 2007년 소외질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결핵 같은 열대소외질환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이후 2012년 희귀소아질환, 2016년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의 의료대책 제품(MCM)도 PRV 부여 대상에 포함했다.

FDA가 지정한 소외질환에 대한 신약 품목허가를 받으면 PRV를 획득할 수 있다. PRV는 질환 및 의약품 종류에 상관없이 우선심사를 받을 수 있는 바우처다. 일반적으로 FDA 품목허가 심사기간은 1년~1년 반 정도 소요된다. 만약 PRV를 사용하면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는 두 번의 PRV 판매로 약 2억 달러를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아르젠엑스에 1억200만 달러에 판매, 올해 1월 BMS에 9500만 달러에 각각 판매했다.

PRV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PRV가 많지 않았던 2015년 3억5000만 달러(46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PRV발급이 증가하면서 1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MCM 분야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발급을 중단했다. PRV발급의 대부분(70%)을 차지했던 희귀소아질환의 PRV발급은 3년 후부터 중단한다. 향후 PRV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큐리언트는 텔라세벡의 품목허가가 나오는 시점인 2025년 PRV의 획득을 관측한다. 남 대표는 “결핵은 신약이 시급한 질병이기 때문에 2상 만으로도 FDA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TB얼라이언스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프레토마니드 허가 타임라인을 보면, 유효성 임상 착수한 이후 1년 만에 FDA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TB얼라이언스는 2018년 결핵치료제 프레토마니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2019년 109명 환자 데이터로 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해 8월 품목허가와 동시에 PRV를 획득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4시16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