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일 교수팀, 'DNA 커튼' 기술로 복제 과정 이미징
UNIST "DNA 복제와 충돌 현상 실시간 관찰…세계 최초"
DNA 복제를 실시간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30일 UNIST에 따르면 생명과학과 이자일 교수팀은 단분자를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는 'DNA 커튼' 기술을 사용해 DNA 복제 과정을 실시간 이미징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DNA 복제와 알룹(R-loop) 또는 전사 단백질과의 충돌을 직접 관찰, 분자생물학의 오랜 숙제였던 '복제-전사', '복제-알룹' 충돌 과정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DNA 복제는 유전 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핵심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DNA가 포함한 유전 정보를 읽어 RNA로 바꾸는 전사 과정이나, 불완전한 전사에 의해 발생하는 알룹과의 충돌 때문에 그 과정이 멈추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DNA 복제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암, 신경 질환, 노화 등 질병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DNA 커튼을 활용해 첨단 바이오 기술에 활발히 사용되는 박테리오파지 Phi29의 DNA 폴리머라아제에 의한 DNA 복제 과정을 실시간으로 이미징하고, 전사·알룹과의 충돌을 관찰했다.

특히 하나의 알룹이 DNA 복제를 멈춰 DNA 복제 스트레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또 알룹에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RNA를 제거할 경우 멈춘 복제가 다시 진행돼 복제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염색체 끝부분인 텔로미어에서 생성되는 알룹과의 충돌도 관찰했는데, 텔로미어에 형성된 사중 나선구조(G-quadruplex)가 DNA 복제를 더욱 방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복제-전사 충돌의 경우 알룹과 충돌했을 때보다 DNA 복제가 더 높은 빈도로 멈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자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제-전사 충돌'이라는 분자생물학의 오래된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기술을 사람의 DNA 복제와 전사 연구에 응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핵산 관련 국제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22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과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