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구리·고양 이어 서울 편입 논의…"생활권·행정구역 불일치 심화"
오 "대한민국 전체 큰 틀서 봐야"…과천시장 "자치구보단 자치시 바람직"
메가시티 논의 과천시장 만난 오세훈 "시민 불편해소 초점"(종합)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시청 집무실에서 신계용 과천시장을 만나 과천의 서울 편입 방안 등 최근 화두가 된 '메가시티' 구상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이날 면담 전 모두발언에서 "과천시는 (서울의) 서초구, 관악구와 맞닿아 있는 데다가 전체 출퇴근 인구 중 약 40%가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을 정도로 서울 접근성이 좋은 도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 시장은 '생활권과 행정구역 간 불일치'를 언급하며 메가시티 논의가 시민 불편과 불합리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광역교통이 발달하고, 도시 연담화가 진행되면서 수도권 시민 생활권은 계속 확장돼 왔지만 행정구역은 과거에 머물러 생활권과 행정구역 간 불일치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도시와 국가 경쟁력을 저해했던 행정구역 재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에 인접한 도시에 국한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를 큰 틀에서 행정구역 체계를 유연하게 다시 바라봐야 한다"며 "해묵은 행정구역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로 시작된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구역 편입이라는 작은 틀을 넘어 서울과 국가의 경쟁력 확대를 염두에 둔 수도권 재편, 더 나아가 국가 차원의 행정구역 재편을 통해 국토이용과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미래지향적 논의에 나서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용 공약이나 당리당략적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주민 입장에서 국가 대계를 세워나가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읽힌다.

오 시장이 서울 편입을 요청하거나 면담을 희망하는 인접 지자체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오 시장은 메가시티 논의와 관련해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 13일 백경현 구리시장, 21일 이동환 고양시장을 면담한 바 있다.

또 15일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조경태 위원장을 만났으며, 16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유정복 인천시장과 3자 회동을 했다.

신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메가시티 구상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과천시 발전에 유리한 방향은 무엇인지, 과천시민이 갖고 있는 권리나 혜택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과천시는 안양, 의왕, 군포와 하나로 묶이는 안양권 100만 도시 행정구역 통합이 추진된 적도 있지만 과천시민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며 "과천시가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때 서울시로 편입이라는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메가시티 논의 과천시장 만난 오세훈 "시민 불편해소 초점"(종합)
이날 면담은 약 30분간 진행됐다.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신 시장은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 과천시의 발전과 과천시민이 갖는 권리·혜택 등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논의하자고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오 시장도 그런 방향으로, 장기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독립변수'와 관련해서는 "자치구보다는 자치시가 자치권을 확보한다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자치시 형태로 편입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천시가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지만 (찬반이) 5:5로 보면 된다"고 답했다.

과천시는 지난 24∼28일 과천의 서울 편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 편입에 찬성하는 시민은 47.8%, 반대는 50.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과거에 논의됐다가 무산된 안양을 중심으로 한 군포, 의왕 등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도 물었는데 반대가 86.3%로, 찬성 10.1%를 압도했다.

신 시장은 서울 편입에 대한 반대 응답 비율이 높은 데 대해서는 "과천에 정부청사가 있고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가 있다"며 "아이들 키우기 좋고 환경적으로 깨끗하다는 브랜드를 지키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신 시장은 "과천의 브랜드라든가 자치권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욕구가 크다"면서도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있어서 안양권보다는 서울권에 포함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과천시는 공동연구반을 꾸려 구체적 편입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