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두 회사 시장 점유율이 작년 말 기준으로 50%에 육박했습니다. 소비자 설문조사를 해보면 쿠팡, 네이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게 나옵니다. 점점 더 쿠팡, 네이버의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특히 배송이나 쇼핑 편리성 면에서 이들 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요.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이렇게 보면 '한국의 아마존' 자리는 쿠팡이냐, 네이버냐 싸움이 될 것도 같은데. 그런데, 저 밑에서 뭔가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요즘 큐텐이란 회사가 갑자기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데요. 특히 11번가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큐텐이란 회사, 많이 알려진 회사는 아니죠. 한국에선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해외에선, 특히 동남아 지역에선 꽤 많이 쓰는 쇼핑 앱입니다. 한국에서도 쓸 수 있는데요, 해외 직구 앱이라고 보시면 돼요. 큐텐이 11번가 뿐 아니라 이미 티몬, 인터파크, 위메프까지 다 산것도 모르시는 분 많죠. 그렇습니다. 이 회사들 주인이 바로 큐텐입니다. 여기에 11번가까지 인수한다, 뭔가 그림이 좀 나오는 것도 같죠.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큐텐이 다가 아니고요. 요즘 중국 회사들이 갑자기 뜨고 있습니다. 우선, 테무란 온라인 쇼핑 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최근 몇 달째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1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테무는 올 7월에 처음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미 사용자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또 중국의 1등 온라인 쇼핑 기업 알리바바의 해외 서비스 알리익스프레스도 한국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죠. 배우 마동석 님이 이 회사 광고에 나오더니, 인지도가 확 올라갔습니다. 대체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이게 소비자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알아보록 하겠습니다.

우선 큐텐부터 볼게요. 큐텐은 구영배 대표란 분이 싱가포르에 세운 회산데, 구영배 대표는 이쪽 업계에선 굉장한 레전드입니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1호인 인터파크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요, 인터파크 다닐 땐 지마켓을 사내 벤처 형태로 세우기도 했습니다. 지마켓의 아버지라고도 불려요.

인터파크는 2009년에 미국 이베이에 지마켓을 매각했는데, 이 때 구영배 대표는 수 천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영배 대표는 이듬해인 2010년에 싱가포르로 날아가서 동남아에서 또 한번 온라인 쇼핑 사업에 도전하는데요, 이 때 세운 회사가 바로 큐텐입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흥미로운 점은 큐텐 세울 때 이베이가 합작 형태로 참여를 했다는 것인데요. 이베이는 구영배 대표가 세운 지마켓을 사고, 또 구영배 대표가 새롭게 시작한 회사에도 투자를 한 것이죠. 그만큼 이베이가 구영배 대표에게 보낸 신뢰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큐텐은 현재 싱가포르 1등 온라인 쇼핑 앱이고 태국, 베트남 등 24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도 큐텐이 있는데요, 일본 큐텐은 구영배 대표가 이베이에 완전히 넘겼다고 하고요. 지금은 주로 동남아 쪽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구영배 대표는 큐텐을 세우고 10여년 간 해외에만 주력 했습니다. 이베이가 지마켓을 살 때 경업 금지 조항을 내걸어서 그런데요. 경업 금지는, 한마디로 팔고 나가는 대신에 내 지역에서 같은 사업은 하지마, 하는 겁니다. 잘 되는 치킨집을 샀는데, 이 팔고 나간 사람이 그 옆에 똑같은 치킨집을 차리면, 복장이 터질 노릇이잖아요. 그래서 M&A 때 경업 금지 조항을 자주 내걸죠.

이걸 평생 할 순 없고요, 보통 5년, 길면 10년을 하는데. 이베이는 10년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구영배 대표는 2019년까진 한국에는 쇼핑 사업 못하고, 해외에서만 한 겁니다. 그런데, 이 경업 금지 조항이 풀린 뒤에 구영배 대표는 한국 진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게 2021년에 있었던 지마켓의 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이었어요.

이베이는 당시에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비핵심 사업들 정리에 나서는데요, 그 핵심이 한국의 지마켓 매각하는 것이었어요. 당시 한국에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쿠팡에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를 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었는데요, 이베이는 한국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었어요.

이 매각 입찰은 결국에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가 3조40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을 써 내서 낙찰받게 되는데요. 구영배 대표의 한국 사업 재개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여담입니다만, 신세계는 지마켓 몸값이 가장 고점일 때, 완전히 덤터기를 쓰고 산 꼴이 됐습니다. 신세계는 이마트를 통해서 지마켓을 인수했는데, 현재 이마트의 시가 총액이 2조원 안팎에 불과하죠. 지마켓을 포함해서 오프라인 마트, 스타벅스코리아 이런 저런 자산 가치 다 합쳐도 시장에선 2조원 밖에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지마켓이 매물로 나온다면, 1조원도 비싸다고 잘 안살것 같아요.

아무튼 이후에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앞에서 말 한 것처럼, 쿠팡과 네이버가 야금야금 다 먹죠. 그래서 여기 안 들어간 어정쩡한 곳들, 예를 들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이런 곳들이 하나둘 나가 떨어지게 돼요. 구영배 대표가 기가 막힌 게 이 회사들 몸값에 거품이 꺼지고, 주식 시장이든, 벤처 투자 시장이든 침체기가 오니까 거의 떨이 수준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첫번째가 티몬이었어요. 티몬은 2010년 쿠팡, 위메프와 같은 해 설립 된 소셜 커머스 3인방이었는데, 중간에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뀐 후 방향을 잘 못 잡아 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지게 됐습니다. 쿠팡처럼 대대적인 물류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사업모델을 내놓은 것도 아니었죠.

한 때 기업가치가 2조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큐텐은 그 10분의 1인 단돈 20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현금 인수가 아니라, 큐텐 자기들 지분을 내 준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2000억원 가치 만큼 큐텐의 주식을 준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큐텐 주식 가치가 얼마로 평가됐지는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예컨대 큐텐 가치를 자기들이 2조원으로 평가한 뒤에, '자 지분 10% 먹고 회사 내놔' 뭐 이런 식으로 가져갔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이게 2000억원이란 숫자도 크게 의미는 없죠.

티몬을 인수한 방식으로 인터파크와 위메프도 다 줍줍 했는데요. 시장 점유율이나 회사 크기가 조금씩은 다르긴 해도, 이 회사들이 시장 지배력이 있는 게 아니라서 가치는 큰 차이가 아마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세 개를 합쳐서 '티메파크'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 세 개의 쇼핑몰이 다 비슷한 느낌이긴 하죠. 백화점으로 치면 1층 명품관이나 2,3층의 여성관, 남성관 이런게 아니라. 10층에서 매대 깔아놓고 하는 이벤트관 같은 느낌이 있어요. 할인 쿠폰 안 주면 잘 안 사게 되는.

거래금액 다 합치면 작년 기준으로 7조원이 조금 안 되는데, 대략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근데, 여기에 11번가를 붙일 수 있다, 하면 게임 양상이 좀 바뀌겠죠. 11번가는 지마켓 다음 가는 사업자이고, 시장 점유율은 4등인데요. 11번가와 티메파크를 다 더하면 지마켓을 넘어 3위가 됩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물론, 11번가의 주인인 SK 그룹은 대기업이라 자금 여력도 있고 시장에서 나름 입지도 있어서 줍줍 까진 안 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11번가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금 돈을 빼겠다고 난리가 나서 어떻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그냥 단순한 티메파크면 모르겠는데, 구영배란 상징적인 인물이 주도해서 연합군을 꾸리고 있는 것이라 쿠팡, 네이버도 조금은 긴장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기존에 큐텐이 보유한 동남아, 일본 지역의 네트워크와 물류를 엮으면 이 연합군이 오합지졸이 아니라 특공대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티몬에서, 위메프에서 큐텐의 해외 직구 상품을 팔고, 역으로 한국의 판매자들에게 싱가포르, 태국 이런 나라 진출 기회를 준다면 큰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어요. 큐텐이 인수한 뒤에 티몬에는 'T프라임', 위메프에는 'W프라임', 인터파크에는 'i프라임'이란 게 생겼는데, 큐텐의 해외 직구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메뉴입니다.

구영배 대표는 줍줍 연합군을 이뤄서 덩치를 키우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서 이 연합군으로 참여한 주주들이, 그러니까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넘겨준 사람들이 팔고 나갈수 있는 구도를 짰습니다. 결국에는 큐텐이 미국에 상장할 때 몸값이 최대한 높여 받아야 모두 다 해피한 구도인데,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는 조금 더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큐텐이 11번가 인수 뿐 아니라 더 큰 빅딜을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죠.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전혀 다른 전략을 갖고 있는데요. 바로 극강의 가성비입니다. 온라인 쇼핑의 3대 요소가 상품 구색, 배송, 그리고 가격이라고 본다면.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쇼핑 앱 답게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들 두 쇼핑 앱에는 명품 브랜드, 아니 명품은 고사하고 삼성전자, 나이키 조차 찾아보기 힘든데요. 설령 있다고 해도 짝퉁일 가능성이 있어서 사람들이 구매 버튼을 누르기는 꺼림칙하겠죠.

브랜드 상품은 사실상 없지만 거의 모든 상품이 브랜드 제품 대비 절반, 아니 3분의 1, 심지어 10분의 1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기서 캠핑용품이 많이 필리던데요, 테무에 갔더니 대부분 2,3만원 선에 텐트가 올라와 있어요. 20,30만원 짜리 텐트와 최소한 겉보이에는 크게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 발목 양말 같은 경우 다섯 켤레에 2000원, 애플워치와 비슷하게 생긴 스마트 워치는 2만원 수준입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물론 성능이나 품질이 브랜드 제품 대비 좋긴 힘들겠지만, 가격이 10분의 1인데, 성능은 절반 정도다. 그럼, 한번 사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속는 셈 치고 샀다가, 생각보다 괜찮네 하고 반복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알리익스프레스에도 1000원 짜리 LED 전구, 5000원 짜리 전동 드라이버 같은 정말 말도 안되게 싼 중국산 제품들이 넘쳐 나고요. 가성비 상품의 끝판왕인 다이소와 비교해도 가격 면에선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중국 쇼핑몰의 경우 필요한 물건을 검색해서 산다, 하는 개념 보다는 재미로 죽 보다가 어, 이거 너무 싼데 안 사면 왠지 손해같다, 하고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방식의 쇼핑을 유도하는데요. 그래서 앱이나 사이트를 가 보면 계속 화면이 바뀌고 있어서 멍 때리면서 보는 쇼츠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쇼핑은 사실 오프라인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시도된 겁니다. 유럽의 알디, 리들이 대표적이죠. 알디, 리들은 초저가 슈퍼로 정의할 수 있는데요. 매장에 들어가보면 브랜드 제품이 거의 없어요. 예컨대 코카콜라 대신, 알디 콜라가 있는 식이에요.

그리고 상품 구색도 많이 없습니다. 일반 슈퍼가 매장당 1,2만개 정도의 구색을 갖춘데 비해, 알디와 리들은 1000개 안팎의 상품을 가져다 놓습니다. 여기다 상품 진열도 매대에 그냥 박스째 올려놔서 뭐 알아서 가져가라는 식이고, 직원도 거의 없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조차 없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영업 방식에도 불구하고 알디, 리들은 유럽은 물론 북미 지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바로 가격이 일반 슈퍼 대비 반값, 반의 반값이라 모든 게 다 용서가 됩니다.

특히 요즘 처럼 세계적으로 물가가 미친 듯이 계속 오르고, 경제 상황은 어렵고 할 때 가성비 매장의 인기가 높은데. 알디만 해도 오프라인 유통이 온라인 쇼핑에 밀려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알디의 올해 매출은 1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200조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테무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올 7월에 한국에 출시했는데, 앱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다운로드 순위 상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요. 사실 테무, 알리익스프레스의 인기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죠. 테무는 작년 9월에 미국을 시작으로 47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앱 다운로드 횟수가 2억2300만회를 넘었고요.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1억2000만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43%가 미국이고, 주력 소비자 층은 10대, 2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외교적으로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지만, 미국 사람들은 싼 제품 찾아서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를 쓰고 있는 겁니다.

테무의 매출 대부분은 상품을 노출해주고 받는 광고성인데요, 매출액이 2018년 131억위안, 약 2조4000억원이던 게 지난해 1305억위안 24조원으로 4년 만에 10배나 성장했습니다. 테무의 운영사인 중국 판둬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데, 최근 5년 새 주가 상승률이 무려 416%나 합니다.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기업이죠.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그런데, 온라인 쇼핑 시장에는 왜 이렇게 경쟁자가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기존 온라인 쇼핑앱 뿐만 아니라 테무 같은 새로운 앱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죠. 한국만 해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작년에 200조원을 넘길 정도로 엄청나게 커졌어요. 이 시장을 10%만 차지해도 20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는 말을 남겼죠. 온라인 쇼핑은 강력한 태풍이기 때문에 이 태풍의 바람을 잘 만 타면 엄청나게 멀리 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있는다 것도 새로운 쇼핑 앱의 등장을 촉진하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국내 패션 쇼핑몰의 경우 MZ 세대들은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소비를 합니다. 이 시장에선 무신사가 아마존이나 다름 없고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크림 같은 앱이 큰 인기를 끌고 있죠. 특히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곳이 에이블리인데요.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테무・큐텐・알리…중국 초저가 쇼핑앱의 습격 [안재광의 대기만성's]
쇼핑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도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이죠. 앞에서 말한 테무의 경우 나쁘게 말하면 예쁜 쓰레기를 파는 곳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말하면 득템했때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 일본 여행 많이들 가시는데, 돈키호테가 비슷한 형태죠. 물건 대충 쌓여 있고, 여기서 우연히 득템하는 게 쇼핑의 재미 중 하나잖아요.

한국에는 왜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압도적인 온라인 쇼핑 회사가 없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들 갖는데요. 이건 한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가 존재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 보면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위상을 갖는 기업이 없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좋을 수 있어요. 쿠팡이 너무 잘해서 한국 시장의 60,70%를 차지한다면. 혹은 네이버가 이 시장을 다 먹는다면. 상품 가격 올리고, 멤버십 비용을 높이고,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많은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그러면서 기업도 커져서 세금도 많이 내고 고용도 많이 하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득일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굉장히 영리하게 소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쿠팡과 네이버가 선점한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에 또 어떤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지 눈여겨 보시죠.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