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연말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시 산타랠리’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산타랠리는 지나친 기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지나치게 반영된 만큼 상승장이 더 유지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12월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2600 안팎으로 예상했다. 개별 증권사들이 추정한 12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변동폭은 △삼성증권 2300~2600 △키움증권 2420~2620 △신한투자증권 2400~2550 △현대차증권 2320~2600 등이다. 키움증권이 12월 코스피 상단으로 2620을 제시해 가장 높았고, 신한투자증권이 2550으로 가장 낮았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2521.76에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추가 상승 폭이 최대 3.9%에 그친다는 얘기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내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그려왔지만 조만간 다시 평이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가 데이터 의존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경기 연착륙도 나오면서 내년 연간 4~5회 금리 인하가 함께 나오는 상황은 불가능하다”며 “Fed의 입장은 생각도 않고 시장이 김칫국을 너무도 빨리 마셨다는 점에서 산타랠리 현실화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가 적당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도 ‘산타랠리’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10.97배 수준으로 코스피지수 10년 평균인 10.6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되는 점도 증시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44개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 추정치는 1개월 전 41조5417억원에서 27일 기준 41조1235억원으로 1% 낮아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PER,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고려했을 때 적정 영업에 위치했다”며 “지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내년 이익 전망치가 추가로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