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편향에서 벗어나기…신간 '판단력 수업'
삶은 선택의 문제다.

무얼 할까, 어디서 살까, 누구를 만날까 등 우리는 늘 다양한 선택에 직면한다.

선택을 잘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터넷을 뒤지고, 책을 보며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자 노력한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감정이 개입하고, 심심치 않게 편향이 끼어든다.

우리가 "멍청한 선택이나 결정"을 하게 되는 이유다.

행동경제학이 탐구하는 건 바로 그런 인간의 약한 고리다.

행동경제학은 우리가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천착한다.

법학자 이석연 변호사와 언어학자 정계섭 전 덕성여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함께 쓴 '판단력 수업'(한국표준협회미디어)은 '넛지' 등 그간 출간된 행동경제학 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성급한 일반화, 이용가능성 편향, 생존 편향, 승자의 저주, 지식의 저주, 통제의 환상 등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보편적인 오류와 편향 40가지를 설명한다.

나아가 인간의 인지적 오류 전반을 살피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병폐도 진단한다.

저자들이 특히 직격하는 건 편향과 비이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다.

책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선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이중잣대가 성행한다.

진영논리는 확증편향의 "끝판왕"이다.

정책 수립에서 기회비용은 간과되기 일쑤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는 포퓰리즘도 여전하다.

저자들은 "이 고질병들을 고치지 않고서는 결코 선진사회 대열에 진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책은 정계섭 전 교수의 유작이기도 하다.

초고 정리작업을 하던 정 전 교수는 지난해 초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석연 변호사는 "망연자실한 채 근 1년간 손을 놓고 있다가 초고를 들여다보면서 수정·보완해 이제야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21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