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걸프 지역의 미국 우방국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이다. 미군에 군사 기지를 내주며 군사적 보호를 기대했지만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노출됐다. 전쟁 이후 이란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갈지도 고민이다.지난 1월 이들 나라는 자국의 영토와 영공을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중동 지역 내 미국의 모든 기지와 자산이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는 이란의 위협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 별 소용이 없었다. 이란은 화력의 60%를 걸프국에 집중시켜 이스라엘보다 더 많이 타격했다. 호텔과 공항, 항만, 수처리 시설 등이 공격을 받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등 경제에 큰 충격을 받았다.CNN은 “걸프 국가들은 가장 가까운 동맹이자 안보 보증인(미국)을 화나게 할 것인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옆에서 살아야 할 강력한 이웃(이란)의 분노를 감수할 것인지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했다”며 “결국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을 택했지만 기대한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전쟁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걸프 국가들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은 1년 이상 전쟁 반대 로비를 해 왔다. 작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했을 때 3조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자기편에 두려 했다. 그러나 미국이 걸프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란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 같은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와 관련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파병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한국을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하다가 "유럽국가가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고 말했다.그러면서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험지에, 핵 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주장했다.대북 방어를 위해 미국이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등의 요청에 한국이 협조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다만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과장된 수치를 언급했다. 이어 “일본이 맡도록 하자. 그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90%를 가져온다. 중국이 하게 두자”고 덧붙였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대가가 크고 무의미한 일"이라며 전쟁 종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1일(현지시간) 프레스TV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인을 수신자로 하는 공개서한에서 "대립과 소통 사이의 선택은 현실적이고 중대한 문제이며, 그 결과는 앞으로 다가올 세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인은 미국, 유럽, 그리고 이웃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대해 어떠한 적개심도 품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란을 위협으로 묘사하는 인식은 적을 만들어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전략 시장을 장악하려는 강대국의 필요가 빚어낸 산물"이라며 "이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이란 주변에 가장 많은 병력과 기지, 군사적 역량을 집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연히 어떤 나라라도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방어력을 강화하게 될 것"라고 덧붙였다.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의 공습은 사람들의 삶과 태도, 관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이 전쟁이 어떤 미국인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협상 도중 두 차례의 공격을 감행한 것은 미국 정부의 파괴적 선택이었다"고 꼬집었다.그는 "미국이 이스라엘 정권의 영향력과 조종을 받아 이번 침공에 나선 것은 아닌가", "이스라엘이 이란의 위협을 조작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신들의 범죄행위에서 세계의 관심을 돌리려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한 미국에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