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아날로그·구상-추상의 혼종…PKM갤러리 토비 지글러展
이지털과 아날로그,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영국 작가 토비 지글러(51)의 개인전이 서울 삼청동 PKM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글러는 컴퓨터를 이용해 고전 명화 속 이미지를 3차원으로 모델링해 기존의 조형적 특성을 비워낸 격자무늬 레이어를 만든다.

이를 젯소(석고와 아교를 혼합한 재료)를 여러 차례 칠하고 사포질해 매끄럽게 만든 캔버스에 프린팅하고 그 위에 붓질해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최근 전시를 위해 방한한 작가는 이런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일종의 하이브리드(혼종)이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퓨전(혼합)"이라면서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것은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타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전 작업과는 달라진 점들이 여럿 눈에 띈다.

매끈한 알루미늄판에 작업했던 데서 벗어나 직물 캔버스로 돌아왔고 레퍼런스(참조)가 되는 이미지도 고전 회화 뿐 아니라 개인적 기억에서도 가져왔다.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품인 '윌튼 두 폭 제단화' 속 색채와 구조를 가져온 '하베스트'(Harvest)와 어린 시절 집의 부엌에서 찍은 가족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림 등 신작 회화 8점이 다음 달 23일까지 전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