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다시 어려우면 이유없이 범행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줘" 질타
"교도소 갈래" 묻지마 폭행후 '묻지마 선처' 요구 40대 실형
교도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려고 노인을 '묻지마 폭행'했다가 노숙인 시설로 돌아갈 수 있게 되자 법원에 뒤늦게 '묻지마 선처'를 해달라고 요구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노태헌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박모(46)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 씨는 지난 8월 27일 오후 4시께 서울 강서구 지하철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김모(69) 씨를 아무 이유 없이 때렸다.

박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양손으로 김 씨의 어깨 부위를 잡아 밀고, 김 씨가 넘어지지 않으려고 에스컬레이터 핸들을 잡고 버티자 다시 한번 양손으로 김 씨를 강하게 밀어 넘어뜨렸다.

이 폭행으로 김 씨는 뒤통수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박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노숙인 복지시설에서 나와 갈 곳이 없어진 상황에서 교도소에 들어가 숙식을 해결할 생각에 약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다시 복지시설 측에서 호의를 베풀어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자 돌연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법원은 자신의 유불리를 따져 보고 법정에 와서까지 반성 없이 이익만 챙기려 한 박씨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다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무런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박 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