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산망, 툭하면 먹통...1주새 4번째
24일 정부 모바일신분증 웹사이트와 앱이 장애를 겪으며 일주일 사이 정부 행정전산망에서 벌써 4번째 먹통 사태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디지털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4일 오후 1시 54분께부터 정부 모바일 신분증 웹사이트(https://www.mobileid.go.kr/)와 앱이 모두 장애로 인해 접속이 중단됐다. 이후 오후 늦게까지도 모바일 신분증 발급 절차 등을 안내하는 웹사이트만 접속이 되고 실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하는 앱 서비스는 중단된 채다.

해당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 발급을 신청하면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하였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라는 안내문과 함께 접속이 끊긴다.

모바일 신분증은 한국조폐공사가 운영과 관리를 담당한다.

지난 17일 정부 행정전산망이 '셧다운'된 지 일주일 사이에 모바일 신분증 먹통 사태까지 빚어져 단 일주일 사이 4번째 전산 장애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 17일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시도 새올행정시스템'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24'에서 오류가 발생해 초유의 민원 서비스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먹통 사흘만인 19일 지방행정전산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22일 또다시 주민등록시스템이 일시 장애를 겪었다. 23일에도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서 1시간 가량 접속 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24일 오전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민간 기업에서 서비스하는 '정부 전자증명서' 발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전자증명서는 주민등록증·초본, 국민연금납부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를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오전 9시 30분께 정부로부터 통보받고 서비스 점검 공지를 올렸다"고 전했다. 각 사 서비스는 오전 11시를 조금 넘은 시각부터 정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행정전산망 장애 사태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산망 먹통 원인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산망 먹통을 유발한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가 굳이 평일에 이뤄진 이유도 밝히지 못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체회의 현안 질의에 참석한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를 두고 "디지털 재난 수준으로까지는 보지 않는다"고 밝혀 공분을 샀다. 그 뒤로도 전산장애가 수차례 더 발생하면서 사실상 '디지털 재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산장애 사태는 정부가 대대적인 '디지털 정부' 홍보에 나선 가운데 벌어졌다. 23∼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정부 혁신, 디지털플랫폼정부와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는 윤석열 정부의 혁신 성과와 디지털플랫폼정부로 달라질 대한민국 미래상을 제시하는 자리다.

이 와중에 주무 장관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해외에서 '디지털 정부' 홍보에 나섰다. 이 장관은 전산망 먹통 사태가 터졌을 때도 포르투갈, 미국 등을 순차 방문하며 디지털 정부 등 한국형 공공행정을 알리는 일정을 계속해 빈축을 샀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