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부성장 장얼슝, 부모 대만에서 이주…대만 총통선거 겨냥 관측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 보는 중국 푸젠성이 '대만인 2세'를 부성장으로 임명했다고 중국신문망이 23일 보도했다.

中푸젠성, '대만인 2세' 부성장 임명…대만 친중 여론 조성용?
푸젠성 인민대표대회(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제7차 회의를 열어 장얼슝 푸젠성 인대 상무위 부주임을 부성장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1967년생인 장얼슝은 푸젠성 민칭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가 대만에서 이주한 대만인 2세다.

대만 창화 출신인 부친은 1947년 대만에서 중국 본토로 건너온 뒤 중국에서 여생을 보냈다.

장얼슝은 2009년 대만 창화를 방문해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고향이 푸젠성 진장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안 동포들의 몸에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양안 민간 교류는 양안 동포들의 자발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며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젠성 샤먼대를 졸업한 뒤 중국항공기술수출입유한공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그는 1996년 공산당에 입당했고, 2006년에는 중국 내 대만 관련 조직인 '대만 민주자치동맹'에 가입해 비서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이어 푸젠성 정치협상회의 부비서장, 홍콩·마카오·대만 외사위원회 부주임 등을 거쳐 올해 1월 푸젠성 인대 상무위 부주임에 올랐고, 3월에는 대만 민주자치동맹 푸젠성 당위원회 부주임으로도 선출됐다.

푸젠성이 장얼슝을 부성장으로 기용한 것은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를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중국 내 친중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총통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 후보를 앞서고 있다.

대만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지난 20일 "중국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 대만 총통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악감정이 있는 후보의 승리를 막으려고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