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파벌, 고액 후원자 명단 일부 누락해 정정…日언론 "정권 새로운 불씨"
日자민당 정치자금 부실기재 논란…'퇴진 위기' 기시다 또 악재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까지 추락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보고서 부실 기재 논란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를 추궁당했다.

민주당 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의원은 이와 관련해 "빙산의 일각 아닌가"라며 "계속적, 구조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파벌은) 정부와도, 자민당과도 다른 정치단체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1일에만 해도 정치자금 부실 기재 의혹이 불거진 5개 파벌이 각각 대응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보였으나, 논란이 확산하자 전날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에게 각 파벌이 관련 내용을 설명할 것을 지시했다.

이 문제는 도쿄지방검찰청 특수부가 자민당 5개 파벌이 2018∼2021년분 정치자금 모금 행사 관련 보고서에 약 4천만엔(약 3억5천만원)을 적게 기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지난 18일 알려지면서 일본 정계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파벌은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와 가장 큰 파벌인 아베파를 비롯해 아소파, 모테기파, 니카이파 등이다.

일본 정치자금 관련 법은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여는 행사(파티)에서 한 번에 20만엔(약 175만원)이 넘는 '파티권'을 구입한 개인과 단체는 이름과 금액 등을 보고서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파벌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일부 사례를 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내용을 정정했다.

자민당 파벌들은 이번 문제가 '사무적인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누락 건수와 금액을 모두 공개한 파벌은 아소파뿐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신문은 "정치자금 보고서 문제가 정권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며 "총리와 파벌 사무총장을 지낸 각료들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