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사진=한경DB
현정은 회장. 사진=한경DB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가 기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CGI자산운용은 22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공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운영정책을 비롯해 당기순이익 50% 이상 배당,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회사는 최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 의사도 밝혔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지난 10월 현대엘리베이터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점을 문제삼았다. 명 팀장은 "대주주의 우호 지분 확대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사주 활용은 말그대로 주주가치 제고방안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악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명 팀장은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근원적 수익성 개선 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지속가능한, 보다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대책을 재차 요구한다"고 했다. 비주력 사업의 효율화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명 팀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력 사업인 승강기 사업 이외 부동산, 호텔, 금융업 등에 지나치게 많은 자산이 편중돼 있다"며 "비주력 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주길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명 팀장은 현 회장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사임에 대해 "이사회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라면서도 "현 회장이 사임 이후 급여를 수령하거나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2%(지난 8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